올해 세 번째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앞두고 기준금리가 현 수준(3.50%)으로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번에 기준금리를 유지하면 지난해 2·4·5·7·8·10·11월, 지난 1·2월에 이어 10회 연속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오는 12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현 수준으로 묶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아직 목표 수준(2%)으로 떨어지지 않은 데다 가계부채 증가 우려도 여전히 높다는 진단이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월 2.8%로 내려왔다가 농산물 가격 등의 영향으로 지난 2월 3.1%로 반등했고, 지난달에도 3.1%를 기록했다.
중동 정세 불안에 공급 차질 우려가 제기되면서 국제 유가도 오름세를 보인다.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지난 4일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했다. 브렌트유 선물이 배럴당 90달러선을 넘은 건 지난해 10월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2일 물가상황점검 회의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추세적으로 둔화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유가와 농산물 가격의 움직임에 따라 당분간 매끄럽지 않은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에서 '금리 인하 신중론'이 확산한 점도 국내 금리 동결 전망에 무게가 실리는 요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해 7월부터 기준금리를 5.25~5.50%로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금리 인하 기대감은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벗어나면서 점차 후퇴하는 분위기다.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3.2%로 전월(3.1%)보다 0.1%포인트(p) 올랐으며, 예상치(3.1%)도 웃돈 것으로 나타났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3일(현지 시간) 스탠퍼드대 포럼에 참석해 "최근 2개월간 예상을 웃돈 물가지표가 일시적으로 튀어 오른 요철(bump)인지 아닌지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로 지속해 둔화하고 있다는 더욱 큰 자신감을 가지기 전까지는 기준금리를 낮추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증권업계는 연준이 오는 6∼7월쯤 금리 인하를 시작하고, 한은은 뒤따라 올 하반기부터 금리를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달 금통위 결과는 만장일치 동결을 예상한다"면서 "지난 2월보다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이 나올 수 있지만 인하에 대한 포워드 가이던스(향후 정책방향)가 거둬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번 금통위에서 연내 인하를 되돌리거나 인하 횟수를 조정할 만한 요인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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