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민들이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세균 중의 하나가 바로 헬리코박터 균일 것이다. 이 세균에 대해서 개개인들이 관심을 가져서 알게 된 것도 있지만, 아마도 언론매체나 TV를 통해서, 그리고 또한 광고를 통해서 전 국민이 저절로 알게 된 부분도 있다.
헬리코박터균은 세균이 살 수 없는 환경이라고 생각되는 강산성의 위장 내에 살고 있는 유일한 세균이다. 세균으로서는 비교적 최근인 1983년 오스트레일리아의 워렌과 마셜 박사에 의해 발견되었으며, 1994년 세계보건기구(WHO)는 헬리코박터균을 위암의 제1군 발암 물질로 발표했다.
헬리코박터라는 이름은 헬리코(Helico)와 박터(Bacter)가 합쳐진 것인데, 헬리코는 나선형이라는 뜻이고(헬리콥터의 헬리코와 같은 어원), 박터는 세균이라는 뜻이다. 즉, 나선형의 꼬리를 가지 세균이라는 뜻으로, 세균의 형태에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
헬리코박터균의 명확한 전파경로는 충분히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입이나 분변을 통해서 전파된다고 생각되고 있다. 헬리코박터균이 있는 사람의 자녀나 배우자에게서 월등히 높은 감염률을 보이는 것이 이를 뒷받침하며, 특히 유아기 때 쉽게 감염될 수 있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또한 우물물이나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식수를 마시는 경우에도 감염률이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다.
우리나라의 식생활 문화에서 찌개와 같은 음식을 함께 먹는 습관은 전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헬리코박터균의 전염을 막기 위해서는 음식을 개인접시에 덜어서 먹거나, 공중화장실을 사용한 후에는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이 필요하다.
헬리코박터는 위축성 위염 및 장상피화생 등의 만성 위염부터 소화성 궤양, 위암까지 다양한 위장질환을 유발한다. 특히 우리나라를 포함한 극동 아시아는 헬리코박터 감염률이 높으면서 위암 발생률이 매우 높다. 그래서 일본의 경우 헬리코박터검사에서 양성이 나올 경우 모든 대상자를 제균 치료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전 인구의 절반 정도에서 감염되어 있으나 5% 미만인 일부 감염자에게만 위암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헬리코박터 치료를 위해 여러 종류의 광범위 항생제를 투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임상 근거가 확실치 않고, 높은 비용이 요구되며 항생제 내성 증가 가능성이 있어 위해에 비하여 확실한 이득이 있다는 근거는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헬리코박터 제균치료가 보험급여가 되는 경우는 ▷소화성 궤양 ▷저등급 MALT 림프종 ▷위선종 및 조기위암 절제술 후 ▷특발성 혈소판 감소성 자반증 등 4가지 경우다.
이 외에도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철분 결핍성 빈혈이 있는 경우, 기능성 소화불량증, 위암의 가족력이 있는 경우, 위축성 위염, 기타 진료 상 제균요법이 필요하여 환자가 투여에 동의한 경우도 제균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만 40세 이상의 성인의 경우 매 2년마다 위암 검진을 통해 헬리코박터 검사를 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내시경 검사 결과 헬리코박터가 양성이면서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이 있는 경우 제균 치료를 하는 것이 위암 예방에 효과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다.
이 적응증은 매우 중요한 주제로 향후 만성 위축성 위염 및 장상피화생이 있는 환자에서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가 위암의 발생을 낮출 수 있는지에 대한 장기적인 잘 계획된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또한 위암의 가족력 역시 위암의 위험인자로 잘 알려져 있으며 이 환자군에 대한 치료 적응증을 확립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도움말 진명인 대구 바른위앤장내과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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