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다부동 전투·박정희 폄훼 발언, 대구경북 후보들 왜 침묵하나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후보(경기 수원정)가 6·25전쟁 당시 북한군을 저지한 '다부동 전투'를 "사실상 패전"이라고 폄훼한 말이 논란이 되고 있다. 다부동 전투는 1950년 8월 밀려오는 북한군을 경상북도 구미시 해평면, 의성군 단밀면을 비롯해 칠곡군 가산면 다부리 일대에서 막아낸 전투다. 여기서 북한군의 진격을 저지함으로써 북한군의 공세는 꺾였고, 추후 유엔군이 반격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앞서 김준혁 후보는 '박정희 전 대통령 국민학교 교사 시절 국민학생과 성관계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 후보가 대구경북을 폄훼하고, 대한민국을 일으킨 박정희 전 대통령을 폄훼해도 대구경북 국민의힘 후보들은 침묵했다(정희용 의원만 비판 성명 발표). 지역이 폄훼되든, 지역이 배출한 역사적 지도자가 오욕(汚辱)을 뒤집어쓰든 상관없다는 생각이 아니고는 이럴 수 없을 것이다. 만약 대구경북 총선 후보들이 다른 지역을 폄훼하거나 다른 지역이 배출한 국가 지도자를 폄훼했다면 타 지역 후보들은 벌 떼처럼 달려들었을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야권 후보들의 반(反)대한민국적 인식, 막말과 위선, 삐뚤어진 성 관념, 부동산 투기와 꼼수 증여 등 수많은 죄악에 대해서도 국민의힘 대구경북 총선 후보들은 무관심으로 일관한다.

권성동 국민의힘 후보(강원 강릉)가 7일 지역구 선거 캠페인을 잠시 중단하고 국회 소통관으로 달려가 "거대 야당은 대한민국을 번영으로 이끌었던 상식적인 가치(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한미동맹, 법치주의)를 추구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을 지킬 수 있는 최소한의 힘을 국민의힘에 보내 달라"고 호소했다. 대구경북 국민의힘 후보들 중에는 왜 이런 후보가 없나? 자신만 당선되면 그만인가.

가난과 폐허 속에서 오늘의 빛나는 대한민국을 건설한 원동력은 '우파적 가치'였다. 명색 보수 우파의 '성지'인 대구경북을 대표한다는 총선 후보들이 '보수 우파 가치'를 지키고, 확산하는 데 나서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좌파의 공세와 위선자들의 거짓과 범죄 행위를 단호하게 비판하지 않는 까닭은 무엇인가? 보수 우파 인물, 보수 우파 가치가 공격받을 때 자신의 일처럼 나서서 싸우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런 식이니 국민들이 점점 보수 우파는 뭔가 시대착오적인 것으로, 좌파는 옳은 것으로 오인하는 것이다.

많은 국민들이 윤석열 정부의 '불통'을 지적하지만, 윤 정부의 '불통' 이미지는 거대 야당의 막무가내 입법 공세 탓이 컸다. 소수 의석의 여당은 국회에서 거대 야당의 정파적 입법 폭주를 막을 도리가 없었고,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대통령의 '거부권'뿐이었다. 그럼에도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야당의 횡포에 대항하는 고육지책이라고 적극적으로 설명하는 대구경북 국회의원을 본 기억이 없다. 국회의원이라면 국민을 지키고, 나라를 발전시키는 데 매진해야 한다. 나아가 국민의힘 국회의원이라면 보수 우파의 가치를 지키고 확산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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