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향후 4년간 입법권을 장악할 세력으로 국민은 4·10 총선에서 야권에 과반 이상의 압도적 지지를 보여줬다. 국민의힘이 부르짖은 이조(이재명·조국)심판론은 정권심판이란 야권발(發) 태풍 앞에 속절없이 쓸려 나갔다.
보수정당 정권 교체에 앞장섰던 대구경북(TK) 시·도민은 집권여당에 변함없이 표를 찍으며 폭주하는 거대야당을 향한 심판에 힘을 실었다.
11일 오전 1시 30분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현황에 따르면 254개 지역 선거구 가운데 국민의힘이 95곳, 더불어민주당이 156곳, 새로운미래·개혁신당·진보당이 1곳씩 선두를 달리고 있다.
비례대표 의석의 경우 국민의미래 18석, 더불어민주연합 14석, 조국혁신당 13석, 개혁신당 1석 등으로 가져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의석을 더하더라도 113석에 그친다는 얘기다.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범야권은 최대 183석에 육박하는 결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태다.
개헌 가능선인 200석을 내주진 않더라도 여권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103석을 얻고 더불어민주당에 180석을 내줬던 참패의 전철을 고스란히 밟을 것으로 보인다. 20대 총선까지 넓히면 보수정당으로서 3번 연속 총선에서 원내 다수당 지위를 얻지 못한 채 패배하는 성적표를 얻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참패가 예상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나오자 "국민의힘은 민심의 뜻을 따르기 위한 정치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출구조사 결과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반면 정권심판론을 앞세워 압승을 앞둔 범야권은 고무된 모습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출구조사를 본 뒤 엷은 미소 속에 박수를 쳤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전정한 주인공"이라고 치켜세웠다.
집권여당이 여소야대(與小野大) 구도를 극복하지 못하고 또다시 참패하면서 향후 정국은 격랑이 불가피해졌다. 가뜩이나 거대야당 앞에서 정권 운영에 애를 먹었던 윤석열 대통령은 집권 3년을 남기고 조기 레임덕 상황에 놓일 위기에 처했다.
보수의 텃밭으로 불리는 TK에선 국민의힘이 강세를 이어갔다. 무소속 최경환 후보와 맞선 조지연 후보가 개표율 71.0%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어 최종 결과로 이어진다면 25개 지역 선거구 모두를 석권하게 된다.
TK 시·도민은 집권여당에 힘을 싣는 것은 물론 지난 2년간 폭주에 가까운 입법권 남용을 이어온 야권을 향해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이번 총선 투표율은 67.0%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 총선(66.2%)보다 0.8%포인트(p) 높고 1992년 14대 총선(71.9%) 이후 32년 만에 최고치다.
가장 낮은 곳은 62.2%를 기록한 제주였다. 이어 대구(64.0%), 충남(65.0%), 경북(65.1%) 등 순으로 낮았다. 경선 결과 일찌감치 당락이 결정된 데다 후보들의 본선 선거전도 지리멸렬했던 탓에 TK 투표율이 낮게 형성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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