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4·10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자리를 떠나면서 윤재옥 원내대표가 향후 지도체제의 방향을 잡아야 하는 막중한 역할 앞에 섰다. 거대야당에 맞서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으면서도 잡음 없는 리더십을 보여온 윤 원내대표가 당의 위기 상황에서 어떤 해법을 찾아갈지 이목이 집중된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에 따르면 윤 원내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서구을 선거에서 72.47%의 압도적 득표를 올리며 4선 반열에 올랐다. 언제든 당권 주자로 거론될 수 있는 정치적 중량감을 갖췄다는 얘기다.
총선 과정에선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 전국을 다니며 지원 유세를 하는 등 불리한 전세를 만회하기 위해 힘을 쏟았다. 비록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지만 한 비대위원장은 물론 당 사무총장 등 주요 지도부 인사들이 사의를 밝힌 상황에서 이를 수습할 인물은 윤 원내대표 밖에 없다는 게 당 안팎의 중론이다.
그 앞에 놓인 과제는 복잡한 난수표나 다름없다. 당 지도체제를 조기 전당 대회로 끌고 갈지, 한 위원장을 대체할 인물을 구해 다시 비대위를 꾸릴지 등 결론을 내려야 한다. 관리형의 지도체제가 필요할지, 혁신형이 필요할지 등 당선인들의 여론을 수렴해 하나의 목소리로 엮어내는 것도 오롯이 윤 원내대표의 몫이다.
4년 전 똑같은 패배를 당했을 때 당은 여러 갈래로 쏟아지는 목소리에 구심점을 찾지 못하다 외부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수혈해 겨우 수습한 바 있다. 당시 낙선했던 심재철 원내대표는 새로운 국회 출범까지 임기를 이어가지 못했고 현역 의원이자 당선인이었던 주호영 의원에게 조기에 원내대표 자리를 물려주기도 했다.
21대 국회가 끝나는 5월 29일까지 임기인 윤 원내대표는 당분간 당 대표 권한대행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당헌상 비대위원장이 사퇴하면 원내대표, 최다선 의원 순으로 권한대행을 맡는다.
지난 1년간 대과(大過) 없이 의원들을 끌어왔고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당시 후보 캠프 상황실장을 맡는 등 당정 관계 조율에도 장점이 있는 만큼 그가 보일 리더십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지역구에 머물며 당선 인사를 한 뒤 12일 국회로 돌아와 당 안팎의 여론 수렴에 나설 전망이다. 그는 "당선 기쁨에 앞서 총선 결과에 무거운 책임이 다가온다"며 "국민께서 내려주신 준엄한 민심을 받들어 따끔한 질책과 경고의 뜻을 더 낮은 자세로 깊이 새기겠다"고 소감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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