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 위협 불법 현수막…상반기 철거 건수만 15만 건 웃돌아

현수막 제로구역 확대하지만 강제성은 없어

4·10 총선이 끝났지만 거리 곳곳에 당선·낙선인의 답례 현수막이 여전히 내걸려 있어 시야를 가리고 있다. 14일 오후 대구 북구 복현오거리의 모습.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4·10 총선이 끝났지만 거리 곳곳에 당선·낙선인의 답례 현수막이 여전히 내걸려 있어 시야를 가리고 있다. 14일 오후 대구 북구 복현오거리의 모습. 정운철 기자 woon@imaeil.com

12일 오전 대구 중구 동성로. 행인들이 동성로에 걸린 현수막 옆을 걸어가고 있다. 현수막이 길을 막은 탓에 맞은편 가게를 이용하려면 빙 돌아가야 한다. 남정운 수습기자
12일 오전 대구 중구 동성로. 행인들이 동성로에 걸린 현수막 옆을 걸어가고 있다. 현수막이 길을 막은 탓에 맞은편 가게를 이용하려면 빙 돌아가야 한다. 남정운 수습기자

정당·선거 후보자 홍보용 및 각종 광고를 위한 현수막이 불탈법으로 난립하고 있어 시민들의 안전 보행은 물론 심각한 불편을 유발하고 있다. 올해 철거한 불법 현수막 건수만 벌써 5만 건에 달하며, 선거가 있는 해 상반기 철거량은 15만 건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대구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철거·정비한 현수막은 모두 4만7천324건으로 매달 1만 건이 넘는 현수막을 철거했다. 연도별 불법현수막 철거 건수는 ▷2019년 45만8천384건▷2020년 31만6천272건 ▷2021년 27만7천169건 ▷2022년 40만1천202건 ▷2023년 37만3천802건 등이다.

총선 및 지방선거가 있던 해인 2020년에는 상반기에만 15만 6천459건의 불법현수막을 철거했고, 2022년 상반기에는 18만 2천288건을 수거했다.

대구시와 각 구·군은 자체 정화 노력의 일환으로 '현수막 제로구역'을 지정해 운영 중이다. 지난 2015년 1월 수성구에서 8곳을 지정 운영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1월 기준으로는 모두 38곳으로 늘었다.

현수막 제로구역 지정 장소는 중구 반월당네거리, 계산오거리, 공평네거리와 서구 만평네거리, 반고개 네거리, 원대오거리, 신평리네거리, 비산네거리, 남구 안지랑네거리, 삼각지네거리, 북구청 네거리, 수성구 범어네거리, 만촌네거리, 달서구 학산삼거리, 두류네거리 등이다.

주요 네거리와 교차로에 설치되는 현수막이 보행 환경을 위협하고 안전사고를 유발할 위험성이 있어 자체적으로 하고 있으나, 강제성이나 법적 구속력이 없어 계도에 그치는 현실이다.

현재 옥외광고물법 제 8조에 명시된 형태의 현수막을 제외하면 나머지 현수막은 모두 불법으로 철거 대상이다. 기존에 난립해오던 정당 현수막은 옥외광고물법이 개정됨에 따라 단속은 더욱 어려워진 실정이다.

지난 2022년 12월 옥외광고물법 개정으로 정당현수막은 허가 신고 대상에서 배제되며 곳곳에 게재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됐다. 이후 2023년 정당 현수막 난립 이슈가 불거지자 대구시는 같은 해 10월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조례'를 제정·시행해 정당 현수막의 설치 개수와 장소를 규제하는 내용을 담았다.

올해 1월 옥외광고물법이 다시 개정되며 정당 현수막 개수를 동별 2개로 제한하고, 설치장소에 대한 규제도 강화했다. 상위 법령인 옥외광고물법 내용이 구체화되면서 법 개정 내용을 반영해 대구시 조례도 정당 현수막 제한을 풀어주는 방향으로 바뀐 것이다.

올 4월 개정된 대구시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조례'에는 지정 게시대에만 정당현수막을 걸도록 한 기존 규정과 '선거구별 4개 이하'로 개수를 제한하는 내용이 삭제됐다.

대구시와 구·군 단속반은 합동 점검반을 꾸려 연중 상시 단속을 이어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김상연 대구시 도시디자인과장은 "구·군과 협력해 지난해부터 상시 단속을 계속하고 있다. 도심 현수막들이 옥외광고물법에서 규정한 사항에 적합한지 철저히 확인하며 조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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