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황 프로의 골프미학]<22>골퍼들의 뒤늦은 후회

자신만의 스윙 완성 확신자, 업그레이드 안 돼
몸의 중심 고려하지 않은 채, 멀리 보내려고만 해
그립은 어색하게 잡은 것에 익숙해져야, 몸통 회전에 맞게끔

자신만의 스윙을 너무 확신하면, 더이상의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다. 황환수 프로 제공
자신만의 스윙을 너무 확신하면, 더이상의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경우가 많다. 황환수 프로 제공

골프에서도 '어떤 일을 꾀하다 때를 놓쳐 안타깝게 탄식한다'는 만시지탄(晚時之歎)의 한자성어가 절로 내뱉어진다. 특히 입문 과정에서 손쉽게 멋진 스윙을 흉내내며, 자신감에 충만한 골퍼들이 이 사자성어의 주인공이 될 공산이 매우 크다.

골프의 정확한 자세를 익힐 기회는 그리 많은 세월을 요구하지 않는다. 입문초기부터 기본기를 다지는 시기인 반년의 시간이 골프자세의 90% 이상 결정된다는 초기 결정론은 충분히 경청할만한 주장이다.

필자는 뒤늦은 후회로 골프채를 중고시장에 내다 팔거나 힘겹게 스윙 교정에 매달려 끙끙 고민하는 골퍼들을 수없이 반복적으로 지켜봤다. 특히 골프 입문 후 한자리 숫자 구력의 골퍼들중 자신감에 충만한 이들이 대부분 이같은 만시지탄의 주인공이 될 확률이 높았다.

이들이 보여주는 스윙의 자신감은 확신을 지닌 자신의 스윙 형태를 지나치게 강조하고 믿는다. 이러다 보면, 교만은 또 다른 상위단계로 진입하는데 큰 걸림돌로 작용해 스윙을 서서히 망가지게 하는 원인이 분명하다.

골프채를 구입해 스윙의 모션을 흉내내는 순간부터 스윙 원리의 원칙과 골퍼의 본능이 치열하게 대립한다. 결국 본능에 충실한 골퍼는 시간이 지날수록 스윙 원리와 점점 멀어지는 순환고리에 편입된다. 반면 골프 초기에 힘겹고 어렵다고 여겨지지만 스윙 원리를 연마하고 본능을 자제한 골퍼는 기간이 경과할수록 매끄럽고 완성도 높은 스윙의 반열로 진입하게 된다.

골퍼가 경계해야 하는 본능의 움직임은 무엇일까 살펴보자. 첫 번째, 클럽을 움켜쥔 오른손이 과도하게 쓰여 볼을 때리려고 하는 동작이 그것이다. 두 번째, 그립을 잡은 손가락이 손바닥에 무리한 힘을 사용해 클럽을 힘으로 이용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본능이다. 세 번째, 몸의 중심을 고려하지 않은 채로 볼에 지나치게 집중해 공을 멀리 보내려고 하는 동작이 대표적인 본능의 감각이라고 얘기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수많은 본능의 움직임을 나열할 수 있지만, 이 모든 동작들은 스윙 원리와 반대되는 동작의 움직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골퍼 자신이 본능에 충실한 스윙인가 아니면 스윙 원리에 가까워지려는 노력을 하는 골퍼인가를 판가름하는 기준은 기본기가 갖춰졌는가 여부로 판가름된다.

그립은 클럽과 몸을 연결시켜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편하게 쥐는 것보다 어색한 그립이 몸통 스윙 원리에 맞다. 출처=장일환의 숨어있는 1인치
그립은 클럽과 몸을 연결시켜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편하게 쥐는 것보다 어색한 그립이 몸통 스윙 원리에 맞다. 출처=장일환의 숨어있는 1인치

단적인 예로 그립을 잡는 손의 형태만 지켜봐도 골퍼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그립과 어드레스에서 대부분 골퍼의 실력정도를 판가름할 수 있는 기준을 측정할 수 있으며, 이것은 기본기의 충실한 재연과 맞닿아 있다는 뜻이다.

아마추어 골퍼 스스로 편안하게 잡은 그립이 백발백중 스윙원리에 어긋난 그립핑일 공산이 매우 큰 이유는 골프공을 힘차게 때려 앞으로 전진시키려는 욕구에 원인이 있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그립은 클럽을 보다 효율적으로 회전하는데 유용한 자세를 요구하는 탓에 배우는 과정에서 본능적인 그립보다 매우 불편하고 어색한 느낌이 지배적이다.

필자는 잘못된 스윙 버릇을 개선하기 위해 찾는 골퍼들이 가장 먼저 호소하는 불평중 하나가 '어색하다'는 표현이 대다수다. 그 때마다 어색한 느낌이 제대로된 자세의 첫번째 감각임을 강조하고 익숙해지기를 권유한다. 골프 스윙에서 활용되는 근육은 일상적인 움직임의 근육이 전혀 사용되지 않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특히 제자리에서 자신의 몸통을 회전하며 클럽의 회전동력을 발생시키는 운동은 골프가 유일무이하다고 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니다. 이런 까닭에 본능적이고 일상적인 근육의 움직임으로 볼을 타격할 경우 전혀 기대하는 목적을 이룰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만 한다. 새로운 근육의 움직임은 첫발을 내딛는 순간부터 정확한 스윙지식을 바탕으로 훈련에 임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다.

골프 칼럼니스트(황환수 골프 아카데미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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