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하는 천재' 최정(37·SSG 랜더스)이 KBO리그 개인 통산 홈런 공동 1위로 올라섰다.
최정은 1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홈 경기, 3-4로 뒤진 9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마무리 정해영의 5구째(볼 카운트 1볼-3스트라이크) 시속 147㎞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을 넘어가는 동점 솔로 아치를 그렸다. 기록원이 측정한 비거리는 125m였다.
올 시즌 9호 이자, 프로 20년 차를 맞은 최정의 개인 통산 467호 홈런이다.
최정은 이 홈런으로 이승엽 현 두산 베어스 감독이 보유한 KBO 개인 통산 홈런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2013년 6월 20일 이승엽 두산 감독이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352번째 홈런을 치며 개인 통산 홈런 1위로 올라선 뒤 10년 넘게 이 부문 1위에는 이승엽 감독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다.
KBO 개인 통산 홈런 1위 자리에 이승엽 감독과 나란히 선 최정은 홈런 1개를 추가하면, 이 부문 신기록을 세운다.
역사적인 '467번째' 홈런은 아주 극적인 순간에 나왔다.
최정은 패색이 짙었던 9회말 2사 후에 동점 솔로포를 터뜨려,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최정의 홈런으로 기사회생한 SSG는 한유섬의 투런포로 승부를 뒤집어 6-4로 승리했다.
최정은 프로에 입단한 2005년 5월 21일 인천 현대 유니콘스전에서 1군 무대 첫 홈런을 쳤다.
신인 때는 홈런 1개에 그쳤지만, 2년 차인 2006년 처음 두 자릿수 홈런(12개)을 친 뒤 지난해까지 18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치는 등 꾸준히 시원한 아치를 그렸다.
2011년 9월 30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100홈런(역대 57번째), 2016년 6월 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200홈런(역대 23번째), 2018년 7월 8일 인천 한화전에서 300홈런(역대 11번째)을 채운 최정은 2021년 10월 19일 광주 KIA전에서 이승엽 감독에 이어 두 번째로 400호 홈런을 터뜨리며, KBO 개인 통산 최다 홈런 기록에 다가섰다.
468번째 홈런이 터지면, 최정은 KBO 최초 기록의 주인공이 된다.
키 180㎝·몸무게 90㎏으로 '홈런 타자형 체구'는 아니지만, 최정은 '국민타자' 이승엽 감독도 인정하는 '예쁜 스윙'으로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홈런 타자로 자리매김했다.
2016년(40홈런), 2017년(46홈런), 2021년(35홈런) 총 세 차례 홈런왕을 차지했다.
지난해에는 31홈런을 친 노시환(한화 이글스)에 이어 2위(29홈런)에 올랐고, 올해는 가장 먼저 시즌 9호 홈런을 쳤다.
몰아치기에도 능해 최정은 2017년 4월 8일 인천 NC전에서는 홈런 4개를 쏘아 올리기도 했다.
프로 20년 차에도 최정은 '현역 최고 타자'의 위용을 뽐내고 있다.
16일 현재 최정은 올 시즌 홈런 단독 1위(9개), 타점 공동 1위(21개)를 달린다.
홈런에 '서사'도 담을 줄 안다.
최정의 홈런은 팀 승리를 부르기도 한다.
SSG는 SK 시절을 포함해 최정이 홈런을 친 422경기에서 승률 0.675(278승 134패 10무)를 찍었다.
최정이 9회에 홈런을 친 건, 이번이 30번째다. 이 홈런은 동점포가 됐고, 역전승의 밀알이 됐다.
경기 뒤 최정은 "내 홈런이 동점포가 되고, 팀이 승리해서 기쁘다"고 KBO 통산 홈런 1위에 오른 것보다, 팀 승리를 더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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