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스라엘 재반격은 시간문제…서방 만류에도 네타냐후 '제갈길'

이스라엘, '이란 대응' 오판…미국에 미리 알리지 않아
EU, 이란 드론 및 미사일 생산에 대한 추가 제재 결정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연합뉴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연합뉴스

서방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이란 보복 자제에도 이스라엘은 '마이웨이' 입장을 보이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재반격 방식은 주체적으로 결정하겠다"고 되풀이했다. 아울러 유럽연합(EU)과 G7 국가들도 이란 제재에 대해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이스라엘, 재반격은 사실상 시간 문제

국제사회는 계속해서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 자제를 촉구하고 있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과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과 아날레나 베이보크 독일 외무부 장관은 17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을 방문해 네타냐후 총리와 만나 재반격을 자제하라는 뜻을 전달했다.

캐머런 장관은 "이스라엘 정부가 강할 뿐 아니라 영리하게 행동해야 한다"면서 그러면서 "이스라엘이 행동하기로 결정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는 그들이 가능한 한 갈등을 덜 고조시키는 방식으로 행동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베어보크 장관도 "매우 위험한 중동 상황이 지역의 대형 화재로 번지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독일 DPA통신이 보도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주례 각료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이란 대응에 대한 결정은 주체적으로 내릴 것이다. 또한 이스라엘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이란 재반격은 사실상 시간 문제로 보이는 대목이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복수의 미국과 이스라엘 당국자를 인용해 이스라엘이 지난 15일 이란에 보복 공격을 감행하려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만류로 일정을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이 재반격을 미룬 것은 이란의 공습을 받은 당일인 지난 13일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라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이스라엘, '이란 대응' 크게 오판

이스라엘이 지난 13일 이란의 보복을 부른 구실이 됐던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공격을 계획하던 당시 상황을 크게 오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7일(현지시간) 미국 당국자들을 인용, 이스라엘이 지난 1일 시리아 주재 이란 영사관 공격에 앞서 우방국인 미국에 미리 알리지 않았으며 이란이 강하게 대응하지 않을 것으로 잘못 판단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란 영사관 공격을 불과 몇분 앞두고 폭격 계획을 미국에 알렸다. 이에 당국자들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파이너 부보좌관, 브렛 맥거크 백악관 중동 고문 등에게 신속히 보고했다.

설리번 보좌관 등 미 당국자들은 이번 공격이 심각한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봤다. 미 당국자들은 공개적으로는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지만, 비공식적으로는 미국과 협의 없이 이란에 대해 이러한 공격적인 조치를 한 것에 대해 분노를 표명했다고 한다.

이란 영사관 공격 후 고위급 논의에 참여한 미국 당국자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란이 강하게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오판했다. 이란은 이후 13일 보복 공격에서 이스라엘 본토에 300대가 넘는 드론과 미사일을 퍼부었는데, 이는 이스라엘이 예상치 못한 수준의 대규모 공격이었다.

◆EU, 이란 추가제재 결정…G7도 제재 협력

유럽연합(EU) 27개국 정상들이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란의 드론 및 미사일 생산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결정했다.

17일(현지시간) AF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정상들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특별정상회의 이후 발표한 공동 성명에서 "EU는 이란을 상대로 특히 무인기(UAV·드론) 및 미사일과 관련해 추가적인 제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회의에서 "우리는 대이란 제재를 가동하기로 결정했으며 이는 우리가 보내고자 하는 분명한 신호"라며 "드론과 미사일 생산에 필요한 업체들을 겨냥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U 등 서방 국가들은 이미 수십년간 이란에 여러 건의 제재를 시행해왔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제공되는 이란산 드론과 관련해 제재를 시행하고 있으나 이로 인한 이란과 러시아 간의 관계 차단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요 7개국(G7)의 재무 수장들도 대이란 제재에 대해 협력하기로 했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국제통화기금(IMF) 총회를 계기로 미국 워싱턴DC에서 모인 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장들은 회의 이후 공동 성명에서 "무기를 획득, 생산, 이전하는 이란의 능력을 줄이기 위한 어떠한 향후 조치에도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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