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각본없는 드라마]<23> 대구 연고 3개 프로구단 “언제 비상하나?”

경제 활력 잃어가는 도시 대구에 스포츠가 활력 불어넣길
중위권(5위) 도약한 삼성 라이온즈 “올해는 꼭 가을야구”
대구FC 12개 팀 중 11위, 가스공사 농구단 7위로 시즌 아웃

스포츠는 치열한 승부의 세계로 그 누구도 감히 예측 불가한 '각본 없는 드라다', 인기 종목은 전 세계 팬들이 열광한다.
스포츠는 치열한 승부의 세계로 그 누구도 감히 예측 불가한 '각본 없는 드라다', 인기 종목은 전 세계 팬들이 열광한다.
삼성이 우승을 밥먹듯 하던 시절이 그립다. 위 숫자는 2016년 이후 시즌 최종 순위를 이어놓은 초라한 '암흑기 성적표'. 출처=나무위키
삼성이 우승을 밥먹듯 하던 시절이 그립다. 위 숫자는 2016년 이후 시즌 최종 순위를 이어놓은 초라한 '암흑기 성적표'. 출처=나무위키

"대구굴기(大邱崛起), 파워풀 대구!"

대구시정의 구호이자 '대한민국 제3의 도시'(현재는 인천에 밀려 제4의 도시)였던 위상을 되찾자는 의지가 담겨있다. 하지만 대구는 전국 17개 광역 시도 중 지역 내 GDP 최하위권 도시로 경제활력을 떨어지고, 아파트 미분양이 가장 많은 도시로 좋지 않은 지표에서 최상위권에 올라있다.

이럴 때, 문화예술과 스포츠가 대구시민에게 비타민 역할을 할 수 있는데, 홍준표 시장 들어 활력이 더 떨어지고, 성과마저 영 신통치 않다. 문화예술인들은 홍 시장 취임 후 관련 예산들이 줄고, 문화예술 종사자들의 고용 형태에도 불안에 떨고 있다. 혹자는 '대구 문화의 암흑기'라고 불평하고 있다. 프로 3개 구단마저 대구 연고 팀이라는 자존심에 걸맞지 않은 성적을 내고 있다.

대구시민들은 한 때(2011~2015, 정규리그 5연속 및 한국시리즈 4연속 우승) '야도'(野都), '야구명가'라 불리던 자부심마저 사그라들고 있다. 대구FC 역시 2022 시즌부터 중하위권으로 추락해 응원 동력마저 떨어지고 있다.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 농구단 역시 올 시즌 7위로 플레이오프 6강 진출에 실패했다.

대구의 야구팬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결같이 삼성의 승리를 기원하며, 열띤 응원을 보내고 있다. 14일 NC와의 경기에서 응원전을 펼치고 있는 홈 팬들. 삼성 라이온즈 제공
대구의 야구팬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한결같이 삼성의 승리를 기원하며, 열띤 응원을 보내고 있다. 14일 NC와의 경기에서 응원전을 펼치고 있는 홈 팬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 야구단, 올 시즌만은 꼭 '가을야구'

올해 삼성 라이온즈는 기대와 실망을 동시에 갖게 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연승 아니면 연패의 팀이다. 개막전 2연승 후 8연패 그리고 다시 5연승 후 2연패를 당하고 나서, 4연승을 내달렸다.

팀 컬러도 많이 바뀌었다. 세대교체가 이뤄지며, 젊은 선수들의 파이팅이 하늘을 찌를 기세다. 지난 시즌 다소 불안했던 주전급 선수들(김현준·이재현·이성규·김영웅·공민규 등)이 자신감이 넘치는 플레이를 펼치며, 팀 전력 상승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시즌 초반 최하위권에서 20일 현재 지난 시즌 챔피언 LG와 공동 5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삼성 팬들은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물이 올라서, 이제는 희망이 보인다. 올 시즌은 가을 야구를 꼭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삼성 야구단은 옛 시민야구장에서 왕조 시절을 구가하다, 라이온즈 파크(줄여서 '라팍') 새 구장으로 옮기고 난 후에 더 좋지 않은 성적을 나타낸 것에 빗대 '라팍의 저주'(어웨이보다 홈 구장 성적이 좋지 않음)에서 완전히 벗어나기를 바라고 있다.

22년 전 창단된 대구 연고의 K리그1 소속 프로 축구단 대구FC 선수들이 관중들과 호흡하는 장면. 대구FC 제공
22년 전 창단된 대구 연고의 K리그1 소속 프로 축구단 대구FC 선수들이 관중들과 호흡하는 장면. 대구FC 제공

◆대구FC, 12개 팀 중 11위

대구FC 올 시즌 출발이 좋지 않다. 19일 현재 1승3무3패로 12개 구단 중 최하위권인 11위다. 7경기에서 득점 5점에 실점 10점으로 '-5'의 골득실을 기록중이다. 반면 경북 연고인 포항 스틸러스가 1위(5승1무1패), 김천 상무FC가 2위(5승2패)를 달리고 있다.

게다가 대구FC는 이달 17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3라운드 충북 청주와의 경기에서 1대2로 졌다. 상대인 충북 청주는 K리그2에서 현재 6위에 랭크된 팀이라 팬들은 경기결과에 대한 실망감이 컸다.

특히 대구FC는 시민구단이기에 이기고 지느냐에 따라 경기 당일 도시의 기운이 바뀔 정도로 애정을 갖고 있는 팬들이 많다.

대구FC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인 '엔젤클럽'의 한 회원은 "축구를 사랑하는 대구시민으로서 시민구단이 1부 리그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때, 자부심을 느낀다"며 "올 시즌도 분명히 대구FC가 중상위권으로 도약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대구FC는 2021 시즌에 K리그1에서 3위를 차지했으며, 그 해 코리안컵에서도 준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뤄내, 대구 축구팬들을 열광케 했다.

"아쉽게 6강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 올 시즌을 전체 10개 팀 중 7위로 마무리한 대구 한국가스공사 페가수스 선수단. 제공=KBL

◆가스공사 페가수스 농구단, 아쉽게 7위

대구 연고의 프로 농구단은 1997년 창단한 동양 오리온스로 정규리그 우승 2회(2001~2, 2015~16), 챔피언 결정전 우승 2회(2001~2, 2015,16)를 자랑스런 기록을 갖고 있다. 하지만 부침이 심했다. 2011년 동양 오리온스는 갑자기 구단 연고지를 고양으로 옮기면서, 대구는 겨울 스포츠(농구와 배구)를 하는 프로 구단이 없는 대도시라는 수모를 감수해야 했다.

그렇게 10년을 지내다 2021년에서야 한국가스공사가 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 농구단을 인수하면서, 대구를 연고지로 삼았다. 하지만 문제는 성적표다. 창단 첫해에 6위(27승27패) 턱걸이로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을 뿐 지난 시즌 9위(18승36패), 올 시즌 7위(21승33패)로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사실 페가수스 농구단은 시즌 시작부터 하위권 전력으로 분류됐지만, 좋은 경기내용을 보여준 것만 해도 '잘 했다'는 평가를 하는 팬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왕이면 '봄 농구'를 할 수 있는 6강 플레이오프에는 진출했어야, 지역 연고 팬들의 아쉬움이 덜 했을 것이다.

비록 대한민국 공기업이 프로 농구단을 인수했지만, 본사가 위치한 대구를 연고로 한 만큼 겨울이 되면 뜨거운 코트의 열기를 느낄 수 있도록 과감한 투자와 화끈한 경기력으로 지역 농구팬에 보답해주길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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