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 역사 희석하는 日 교과서…정부, 일본 대사 초치해 '유감' 표명

위안부 강제성 부정하고 식민지 근대화론을 담은 일본 역사 교과서 검정 통과된 19일 오후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일본대사가 초치돼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일제강점기 위안부 강제 동원을 부정하고 식민지 근대화론 등이 담긴 편향된 일본 중학교 교과서가 19일 검정을 통과한 가운데, 우리 정부가 유감을 표명했다.

강인선 외교부 2차관은 이날 오후 외교부 청사로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일본대사를 초치해 우익 사관에 기초해 쓴 교과서 검정 통과에 항의했다.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일본 정부가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 강제징용 문제, 식민지배에 대한 극히 비상식적이고 이해할 수 없는 거짓 기술을 포함한 교과서를 검정 통과시킨 데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며 즉각적인 시정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이 담긴 교과서를 일본 정부가 또다시 검정 통과시킨 것에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며 "독도에 대한 일본의 어떠한 주장도 수용할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거의 과오에 대해 사죄와 반성은커녕 오히려 이를 미화하는 내용으로 가득한 교과서를 용인하는 것은 양국관계 발전 추세에도 역행하는 것임은 물론,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왜곡된 역사관을 가르치는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덧붙였다.

외교부는 또, "양국관계의 미래는 물론 일본의 미래를 만들어 나갈 세대가 이처럼 편향되고 왜곡된 역사교육에 노출될 경우 갖게 될 편견에 우려를 금할 수 없으며, 일본 정부는 역사를 직시하는 가운데 미래세대의 교육에 있어 보다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이날 일본 문부과학성은 "검정 결정이 미완료 된 2점의 신청 도서에 대해 정보 관리 상황 등에 관해 확인한 결과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19일 합격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결정이 미뤄진 역사 교과서 2종은 일본 '레이와서적'이 펴낸 것으로 일제강점기 위안부 동원에 강제성이 없었으며 일제의 한반도 식민 지배가 근대화로 이어졌다는 우익 사관에 기초해 쓰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레이와서적의 역사 교과서는 일본사를 전반적으로 미화하고 식민지 확대와 태평양전쟁 등 가해 역사는 상대적으로 축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교과서는 독도에 대해서도 "일본 점령이 해제되자 한국은 이승만 라인을 일방적으로 선언해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를 점거했다"며 역사상 조선왕조가 다케시마를 영유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 "다케시마는 우리나라(일본) 고유 영토"라며 "한국은 현재도 불법 점거를 계속해 다케시마 문제는 미해결인 상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