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레벨 문: 파트 2'의 격투 장면을 시사실에서 먼저 보고는 저도 모르게 '와, 멋있다!'라고 외쳤어요. 제가 나오는 장면을 보면 항상 부끄러워하고 자신에게 가혹한 편인데…. 그만큼 격투 장면이 멋있고, 볼 만해요."
19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만난 '레벨 문: 파트 2 스카기버'(이하 '레벨 문' 2부)의 배우 배두나는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잭 스나이더 감독이 연출한 SF 판타지 '레벨 문' 2부는 이날 오후 4시 넷플릭스로 공개된다.
'레벨 문' 2부는 지난해 12월 공개된 1부에서 이어지는 이야기다.
1부에서 우주를 지배하는 제국 마더 월드에 저항할 전사들을 규합한 코라(소피아 부텔라 분)는 이번 작품에선 마더 월드의 압제자 발리사리우스(프라 피)를 상대로 본격적인 전투에 나선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액션과 전투 장면도 그만큼 많다.
배두나는 코라와 함께하는 전사 네메시스를 연기했다. 코라의 동료 가운데 유일한 동양계인 네메시스는 한국의 전통의상인 갓을 쓰고 검도복을 연상시키는 독특한 차림으로 쌍칼을 휘두르는 검객이다.
1부에서 거대한 거미 괴수와 일대일 격투를 벌이며 뛰어난 검술을 선보인 네메시스는 이번엔 우주의 주변부 작은 위성의 평화로운 정착촌을 침공한 제국 군대에 맞서 전투를 펼친다. 배두나는 검객 연기를 하기 위해 필리핀 전통 무술인 칼리 훈련도 받았다.
그는 2부에 대해 "1부에서 깔아놓은 이른바 떡밥을 하나둘 회수하면서 매우 빠르게 전투가 전개되고 다양한 캐릭터들의 과거사가 하나둘 밝혀진다"며 "화려하면서도 마음을 움직이는 장면이 많다"고 소개했다.
제국 군대의 폭력에 아이를 잃어버린 네메시스의 아픈 과거도 조명된다. 배두나는 역동적인 액션 연기에 그치지 않고, 눈빛으로 짙은 감정도 표현해낸다. 정착촌의 이름 모를 아이와 보일 듯 말 듯 우정을 나누기도 한다.
"제가 촬영장에선 발랄한 편이거든요. 막 까불기도 하고 그러는데, 그 아역배우 앞에선 네메시스처럼 '엄근진'(엄숙·근엄·진지)을 유지하려고 노력했죠. 혹시라도 (아역배우의) 배역에 대한 몰입을 깨뜨릴까 봐서요. 촬영이 끝나고 그 친구가 제게 목걸이를 선물해주더군요. 그 목걸이 지금도 하고 다녀요."
배두나는 일찍부터 외국 영화에 출연해온 글로벌 스타다.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공기인형'(2009)과 '브로커'(2022), 워쇼스키 남매 감독의 '클라우드 아틀라스'(2012), 미국 드라마 '센스8'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작품과는 달리 해외 작품에선 비현실적인 느낌의 캐릭터를 많이 연기한 것 같다는 말에 배두나는 "내가 선택한 결과"라고 답했다.
"제가 외국에서 자란 것도 아니고 뼛속까지 한국 사람이잖아요. 외국 문화에서 우러나온 제스처 같은 걸 흉내 내기보다는 자신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역할을 스스로 선택하는 편이에요."
'레벨 문'의 네메시스와 같은 '외강내유' 형의 캐릭터를 주로 연기해온 것 같다는 말에는 "내가 (감정을) 참아야 관객이 슬픔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 감정을 드러내기보다는 조금씩 스며 나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배두나는 "물론 (외강내유와) 반대되는 성향의 캐릭터도 해보고 싶다"며 "얼마 전 (넷플릭스 시리즈) '닭강정'을 봤는데 너무 웃겼다. 진짜 웃기는 코미디도 해보고 싶다"고 털어놨다.
배두나는 넷플릭스와 인연이 깊다. '레벨 문' 외에도 넷플릭스 시리즈 '센스8', '킹덤', '고요의 바다' 등 일찍부터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 여러 편에 출연했다.
그는 "영화도 드라마도, 플랫폼이나 채널은 어떤 것이든 상관하지 않는다"며 "좋은 작품이 있고 내가 좋아하는 감독이 부르면 어디든지 달려간다"고 말했다.
'레벨 문'을 연출한 스나이더 감독은 '300'(2007), '맨 오브 스틸'(2013), '아미 오브 더 데드'(2021) 등으로 국내에서도 유명하다.
배두나는 스나이더 감독에 대해 "외계 행성이나 생명체를 구현해내는 비주얼은 놀라운 경험이었다"며 높이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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