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동네의 재생을 위해 2천억원이 넘는 세비를 들여 진행된 대구의 도시활력증진지역개발사업이 취지가 무색할 정도로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사실상 무용지물 방치돼 있으면서 관리비만 잡아 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중이다.
22일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대구에서 도시활력증진지역개발사업이 진행된 곳은 모두 29곳이다. 중구가 7곳으로 가장 많고 ▷남구 5곳 ▷달서구 4곳 ▷달성군 4곳 ▷동구 3곳 ▷수성구 3곳 ▷북구 2곳 ▷서구 1곳 등이다. 1곳 당 적게는 4억원, 많게는 100억원이 훌쩍 넘는 예산이 투입됐다.
문제는 막대한 재정을 들여 지역을 꾸미고, 활력을 불어 넣겠다며 시설을 건립했지만 효과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애초에 인구가 고령화되고 인적이 드문 곳을 사업 대상지로 지정하다 보니 새로운 시설이 들어서더라도 활용도를 거두기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3년부터 6년간 138억원이 투입된 서구 비산2·3동의 '행복한 날뫼골 만들기' 사업의 경우 주요 거점시설로 '달성토성마을 다락방', '달성토성마을 공방' 등이 건립됐다. 하지만 지난해 다락방에서 운영되던 '반려식물 체험프로그램'과 공방에서 열린 '공유주방 일일체험'에 참가한 이용자 수는 500여명에 불과했다.
건립된 시설이 없어지거나 본래 용도도 활용이 불가능해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었다. 70억원이 들어간 중구 '순종황제 어가길' 조성 사업의 경우 조형물로 만들어진 순종 동상이 조만간 철거될 예정이다. 남구 대명6동 '마음을 연결하는 앞산 행복마을'사업의 일환으로 건립된 '행복웰컴센터'는 현재 행정복지센터로 운영되고 있다.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한 구청 관계자는 "사업 기간이 끝난 직후부터 지어진 시설의 활용도에 대해 지자체별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주민들이 '협동조합' 등의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이상적인데, 의욕을 끌어 내기가 쉽지 않다. 각종 유지비까지 계속 드는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전병운 경북대 지리학과 교수는 "사업 기간이 끝난 뒤 건립된 시설을 어떻게 활용하겠다는 구체적 계획이 처음부터 없다 보니 골칫거리 취급을 받는 것"이라며 "사업 초기부터 명확한 계획을 세워 체계적인 예산 편성을 해야 하고, 현재 지어진 시설들은 최대한 빨리 수익성이 가능한 모델로 발전시켜 '흉물'이 되는 걸 막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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