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애물단지로 전락한 거점시설…"주민 커뮤니티 강화로 해법 찾아야"

전문가 "거점시설 실태조사 거쳐 새로운 활용방안 고민해야"
"획일적인 운영 지양하고 지역 맞춤형 시설 드러서야"
"마을 콘텐츠 개발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우선"

대구 중구
대구 중구 '동인삼덕지구 생태문화 골목길 조성' 사업의 거점시설 중 하나인 동인세대공감마당의 모습. 박성현 기자

도시활력증진지역개발사업 결과물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거점시설들이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지 정확한 실태조사를 벌여 사업의 취지에 맞게 사회·경제적으로 제대로 활용할 수 있게 새로운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준 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은 "지금은 사업에 대한 원론적인 비판보다 거점시설 등 공유재산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머리를 맞댈 시점"이라며 "지금껏 낯선 정책을 안착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정부가 사업을 주도했다면 앞으로는 지역사회 스스로가 사업을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당초 목표한 대로 운영이 안되는 거점시설들은 과감하게 다른 용도를 고민해봐야 한다. 결국 거점시설이 지역 주민 실생활에 도움 될 수 있는 곳으로 자리 잡아야 하기 때문"이라며 "개인적으로는 돌봄서비스나 각종 복지서비스 장소로 활용된다면 지역민의 발길이 늘어나 자연스럽게 마을의 활력도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자체에서 단순히 눈에 띄는 성과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지역별 특색과 여건에 맞는 시설로 새단장 해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대부분의 거점시설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것과 같이 천편일률적 활용을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병운 경북대 지리학과 교수는 "도시 분위기를 바꾼다는 것은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다. 지자체와 주민들이 오랫동안 유기적으로 소통해 호흡을 맞추는 것이 관건"이라며 "숙의 과정을 통해 게스트하우스나 공유오피스, 오락시설 등 지역에 수요가 있는 시설을 찾아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사회적, 경제적 도시재생도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거점시설의 성공을 위해선 운영 주체인 주민들의 역량 강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도 했다.

이성현 대구시 중구도시재생지원센터장은 "거점시설은 공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기 때문에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 대구 도시활력증진지역개발사업 29곳 중 16곳에 주민 거점시설이 조성돼 있지만 운영 상태는 천차만별"이라며 "중구의 '하누리 커뮤니티센터'나 동구의 '측백향 커뮤니티센터' 등은 활발한 주민 간 소통을 바탕으로 일자리 창출은 물론 지역 홍보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속 가능한 거점시설 활성화를 위해선 조례 제정 등을 통해 공간 운영 조직에 대한 명확한 지원체계 구축, 주민역량 및 자치력 강화 기반 조성, 상시적 공간 활용과 수익 창출을 위한 전문 멘토링 운영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주민들에게 책임감과 희생정신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진정으로 마을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도록 생태계 조성이 꼭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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