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구시장의 잇따른 공격에 한동훈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배신이 아니라 용기"라며 반격에 나섰다.
한 전 위원장은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여러분을, 국민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여러분, 국민뿐""이라고 20일 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여기서 그는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라고 강조, 홍 시장이 연일 4·10 총선 패배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며 '배신자'라는 비난까지 한데 대해 입장을 냈다.
21일 여권 일각에 따르면 홍 시장과 한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유력한 대권 주자로 분류돼, 이들의 다툼은 당내 대권 주자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초전으로 해석되고 있다.
홍 시장의 한 전 위원장에 대한 비판은 총선 다음 날인 11일 시작돼 12일 2차례, 13일, 18일, 19일, 20일까지 7차례나 이어졌다. 11일부터 13일까지는 한 전 위원장을 영입한 당내 세력이나 한 전 위원장의 총선 전략 부재·과거 탄핵 검사 전력 등 개인에 대한 판이 주를 이뤘으나, 18일부터는 윤석열 대통령과 한 전 위원장의 갈등을 거론하면서 '배신자' 프레임을 갖고 왔다.
선거 다음날인 11일 홍 시장은 대구시청 기자실에서 "(한 위원장은) 대통령 임기가 2년도 안 지났는데 대권놀이를 시작했다"며 "동원된 당원들 속에서 셀카 찍는 것뿐이었다. 그게 국민의 전부인 줄 알고 착각하고…"라고 하며 포격을 시작했다.
한 위원장이 동원된 군중들에 싸여 여론을 읽지 못했다고 책임론을 제기한 것으로 홍 시장은 계속해서 한 전 위원장을 저격했다.
당 인재난에 '제2의 윤석열'이라는 한 전 위원장을 데려온 당내 인사들의 총선 전략과 인사를 비판하고, 한 전 위원장의 이력과 총선 지휘에서 나타난 전략 부재 등 약점을 거론하기도 했다.
급기야 홍 시장은 보수 진영이 민감하게 반응했던 '배신자' 프레임을 꺼내 한 전 위원장을 공격했다. 20일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홍 시장은 "우리에게 지옥을 맛보게 했던 정치 검사였고 '윤통'도 배신한 사람"이라고 "더 이상 우리당에 얼씬거리면 안 된다"고 했다.
홍 시장의 한 전 위원장을 향한 거센 책임론에 여권 내에서도 반박이 나온다. 서울 동대문갑에서 낙선한 김영우 전 의원은 소셜미디어에서 "결과는 아쉽지만 총선 내내 한동훈은 누가 뭐래도 홍길동이었다"며 "너무 절망적이고 암울한 당에 들어와 비대위원장을 맡아준 한동훈, 그나마 총선을 치를 수 있게 불을 붙여준 한동훈에게 누가 돌을 던질 수 있겠느냐"고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 설전〉
▷홍준표 대구시장
11일 대구시청 기자실= "그런 애를 들여다 총선 총괄지휘를 하게 한 국민의힘 집단도 잘못된 집단" "깜도 안 되는 것을 데리고 와서는…"
12일 SNS = "깜도 안되는 한동훈이 들어와 대권놀이 하면서 정치 아이돌로 착각하고 셀카만 찍다가 말아먹었다"
13일 SNS = "전략도 없고 메시지도 없고 오로지 철부지 정치 초년생 하나가 셀카나 찍으면서 나 홀로 대권 놀이나 한 것이다"
18일 SNS = "황태자가 그것도 모르고 자기 주군에게 대들다가 폐세자가 되었을 뿐이고 당 내외 독자 세력은 전혀 없다"
19일 SNS = "정치투쟁은 언제나 진흙탕 싸움이고 그 싸움에서 나 홀로 고상한 척하는 것은 역겨운 위선"
20일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 = "한동훈의 잘못으로 역대급 참패를 했고, 한동훈은 총선을 대권 놀이 전초전으로 한 사람이다" "우리에게 지옥을 맛보게 했던 정치 검사였고 윤통도 배신한 사람"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
20일 SNS =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여러분을, 국민을 배신하지 않을 것"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여러분, 국민뿐이다.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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