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영천 영일 정씨 문중, 영천시에 ‘통 큰’ 유물 기증

조선 영조·흥선대원군 시기 족보 목판 775점 기탁, 조선 후기 판각 자료 가치 높아

영일 정씨 환구세덕사 보존회가 지난 16일 족보 목판 775점의 영천시 기증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영천시 제공
영일 정씨 환구세덕사 보존회가 지난 16일 족보 목판 775점의 영천시 기증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영천시 제공

경북 영천의 뿌리깊은 가문인 영일 정씨 문중이 2025년 영천시립박물관의 성공 개관을 위해 '통 큰' 유물 기증을 했다.

영일 정씨 환구세덕사 보존회는 지난 16일 임고면 환구세덕사 보판각에 소장돼 있던 족보 목판 775점을 영천시에 기증하기로 하고 조상들에게 이를 알리는 고유제를 거행했다고 22일 밝혔다.

기증 유물은 경북문화재단 문화재연구원 수장고로 이관해 보관·관리하며 시립박물관 개관에 맞춰 전시 및 연구물로 활용한다.

족보 목판을 감정한 장인진 계명대 한국학연구원 고문헌연구소 박사는 "이번 족보 목판은 세보와 속보 두 종류가 있다"며 "세보는 조선 영조 시기 판각된 경자판 목판으로 275점, 속보는 흥선대원군 시기 판각된 목판으로 500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조선 후기 족보는 목활자본으로 간행되는 것이 일반적임에도 영일 정씨 족보 목판은 18~19세기 판각된 목판 자료라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영천시는 이날 영일 정씨 환구세덕사 보존회에 기증 증서 및 감사패를 전달하는 기탁식을 열었다.

정용호 보존회장은 "영천의 문화유산은 지역에 있어야 더 빛이 나기에 역외로 유출되지 않도록 지금껏 지켜냈다"며 "영천시에서 족보 목판을 잘 보관하고 연구해 귀중한 자료가 될 수 있도록 빛내달라"고 당부했다.

영천시는 2022년 7월부터 시립박물관 유물 확보에 나서 현재까지 기증·기탁 2천98점, 구입 222점 등 2천320점을 모았다. 지역 주요 문중과 시민, 단체 등을 대상으로 상시 기증·기탁을 받고 있다. 국립경주박물관, 국립고궁박물관, 한국국학진흥원 등과도 지역 유물을 확보하고자 꾸준히 협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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