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첫 영수회담 정략 떠나 대승적 협력하되 원칙과 기준 지켜야

대통령실과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첫 회담 일정을 조율 중인 가운데,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을 만나 총선에서 나타난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첫 영수회담이 막힌 정국을 풀고, 여야 협치로 나아가는 변곡점이 되어야 한다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이 회담에는 기준과 원칙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외교·안보, 자유민주주의 가치 수호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 또 교육·노동·연금 3대 개혁은 대한민국의 백년대계라는 점에서 정부와 여야가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한 이른바 제2양곡관리법 개정안과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법(농안법) 개정안은 재정 부담과 사회적 차별 논란은 물론이고 농업 발전에도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큰 만큼 윤 대통령이 원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노란봉투법과 중대재해처벌법, 유연근로시간제 등도 산업 현장에서는 '과잉규제법'으로 보는 만큼 원칙을 지켜야 한다. 이 대표가 요구하는 국민 1인당 25만원 지급 문제는 첫 영수회담이 성과로 이어지는 '마중물'이 될 수 있는 요소지만 신중해야 한다. 민생경제를 살리는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고물가 부채질과 국민 정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국무총리 인선을 비롯한 인적쇄신에 관해서는 윤 대통령이 거대 야당의 의견을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채 상병 특검과 관련한 문제는 이 사안이 현재 공수처에 넘어가 있는 만큼 절차상 또 순서상, 공수처 수사가 끝난 뒤에도 의문이 남으면 그때 특검을 추진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 김건희 여사 관련 문제 역시 영수회담에서 다룰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영수회담이 협치 시늉만 하는 자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 총선에서 나타난 민의는 정부와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당리당략(黨利黨略)을 떠나 위기에 처한 나라를 정상화하라는 것이다. 오직 국익만 생각하며, 대승적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풀지 못할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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