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계선생 성관계 지존'이라는 표현으로 전국 유림들로부터 사죄와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김준혁 국회의원 당선인(더불어민주당·경기 수원정)이 23일 안동 유림 대표들을 만나 고개를 숙였다.
김 당선인은 이날 안동에 자리한 경북유교문화회관 성균관유도회 경북도본부를 찾아 안동 유림 대표들에게 "너무 늦게 찾아뵈서 죄송하다. 마음 깊이 뉘우치고 있다. 많이 혼 나려고 찾아 뵈었다"며 사죄의 뜻을 밝혔다.
이 자리에는 이재업 안동유교문화선양회장을 비롯해 정상영 경북향교재단 이사장, 김숙동 안동향교 전교, 이충섭 안동유도회장, 이귀해 안동여성유도회장, 김동수 안동명륜회장, 임동구 전국한자추진연합회 경북본부 회장과 이찬규 안동시 회장, 권종만 안동권씨 병곡종손, 이목 진성이씨 온계종손, 김동량 안동시 노인회장, 심재덕 박약회 안동지회장, 김병상 안동청년유도회장, 이찬규 등 안동지역 유림 대표자 15명이 참석했다.
이재업 안동유선회 회장은 "이번 퇴계선생 폄훼 논란으로 유림사회가 굉장한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며 "안동 유림들은 가장 먼저 당선인께서 펴낸 문제의 책을 전량 회수하는 등 대책을 마련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준혁 당선인은 "당연히 논란이 되고 있는 책이 더 이상 읽혀지지 않도록 출판사 대표와 상의해 폐간하고, 서점에 비치된 책도 전량 회수하겠다"며 "퇴계선생 차종손께도 직접 학교를 찾아 사과하겠다"고 밝혔다.
김 당선인은 "퇴계 선생을 현창하는 과정에서 잘못된 표현이었다. 앞으로 국회에 나가 유학 진흥과 성균관 활성화 사업 지원을 약속하겠다.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하는 것이 사죄의 의미라 여기고 의정활동에 나서겠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김준혁 당선인은 "오늘 어르신들의 가르침을 깊이 새기겠다. 국회에서 유학이 우리나라를 지탱해 온 충과 효의 근본을 이끌어 온 원동력으로 삼고 온고지신의 마음으로 사회에 구현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 붙였다.
이날 참석한 유림 대표들은 "안동 유림들의 마음이 엄청 상했다. 서울에도 올라가고, 당사도 찾아갔다. 기꺼이 안동을 찾아 왔으니 용서하겠다. 앞으로 역사학자로서 책을 쓸때는 가능하면 논란이 될 내용은 충분히 검토해 다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사태가 더 크게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의정 활동과정에서 전통문화나 한국의 정신문화가 올바르게 계승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김준혁 당선인은 지난 2022년 2월 출간한 책 '김준혁 교수가 들려주는 변방의 역사'에서 퇴계 선생과 관련해 "성관계 방면의 지존이었다는 얘기가 있다. 전승된 설화를 보면 퇴계 이황의 앞마당에 있는 은행나무가 밤마다 흔들렸다는 이야기가 있다"고 썼다.
안동 유림대표들은 지난 8일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긴급 모임을 가져 당시 국회의원 후보자 신분이었던 김 교수의 후보자 사퇴와 사과를 촉구하는 입장을 밝히고, 9일에는 50여명이 국회와 민주당사를 항의방문해 당 차원의 조처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후 김 당선인이 13일 성균관을 찾아 공식 사과 입장을 밝혔지만, 21일 100여명의 안동유림 대표들은 경북유교회관에서 집회를 열고 '김준혁 당선인 사퇴와 이재명 당 대표의 책임을 촉구'하는 등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영남 유림들의 강한 의지를 보였다.
퇴계 17대 종손인 이치억 국립공주대학교 교수도 "김준혁 교수가 안동을 찾아 경북 유림 어르신들께 진심으로 사죄하고, 앞으로 유학 발전을 위한 의정활동을 약속한 만큼 이 문제가 더 이상 확산되지 않도록 유림 어르신들이 느그럽게 이해해 주실 것"을 전해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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