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서 또 김치냉장고 화재, 올해만 벌써 4번째

김치냉장고 전국에서 대구에서 5년간 70건
"김치 국물 내부로 흐른 흔적 있으면 닦아내야"

23일 밤 12시 2분쯤 대구 서구 평리동의 한 2층 주택에 있던 김치냉장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대구서부소방서 제공
23일 밤 12시 2분쯤 대구 서구 평리동의 한 2층 주택에 있던 김치냉장고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대구서부소방서 제공

대구에서 김치냉장고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우려를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김치냉장고 이용 시 전선에 김칫 국물 등이 닿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권고했다.

대구서부소방서 등에 따르면 23일 밤 12시 2분쯤 대구시 서구 평리동 한 주택 2층에서 불이 나 지나가던 행인과 거주자 등이 119에 신고했다.

화재 당시 집에 있던 70대 남성 등 노부부가 건물 밖으로 자력 대피해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불은 집 내부와 가재도구 등을 태워 소방 추산 3천300여만원의 피해를 내고 20분 만에 꺼졌다.

소방 당국은 부엌에 있던 김치냉장고 뒷면과 그 주변이 많이 탄 점 등을 미뤄보아 이곳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국은 현재 김치냉장고의 정확한 연식과 리콜 대상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원에 조사를 의뢰한 상태다.

대구에선 올해 김치냉장고 화재만 4번째다. 지난 7일 수성구 지산동 한 아파트 내 위니아 딤채 김치냉장고에서 불이 났고, 지난 3월엔 달성군의 한 농업용 컨테이너 창고에 있던 김치냉장고에서 불이 나 30만원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2월에도 남구 이천동 아파트에서도 김치냉장고 화재로 60대 여성 1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김치냉장고 화재는 전국에서 매년 수 백 건씩 발생하고 있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5년 간 대구에서는 모두 70건의 김치냉장고 화재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김치냉장고가 다른 냉장고에 비해 온도 관리가 정밀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화재 위험이 높다고 분석했다. 적정 온도를 유지하려면 전력 공급 개폐가 자주 이뤄져야 하는데, 이 때 전기 불꽃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김치 국물의 염분이 전선 피복을 벗겨 누전에 따른 화재로 이어질 수도 있다. 김치 국물이 기계 내부로 스며들면 염분의 강한 부식성 때문에 전선 피복을 손상시킬 가능성이 높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김치 국물 흔적을 수시로 살펴 보고 바로바로 닦아내야 한다. 전기 차단기를 이용하는 것도 화재 위험성을 줄이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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