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대 교수 집단 사직 '디데이' 코앞…의·정 갈등은 그대로

대통령실 "의료계 '원점 재검토' 고수, 매우 유감"
집단 사직 가능성 낮게 봐…'의대 교수' 신분 법적 해석 필요
전의비 주중 하루 진료 축소 논의 들어가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며 무더기 사직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의 입장이 담긴 글이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며 무더기 사직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의 입장이 담긴 글이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의대 교수들이 사직서를 낸 지 한 달이 다 돼가지만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의사 단체들이 의대 증원에 대해 '원점 재검토'를 계속 고수하는 데 대해 대통령실은 강한 유감의 표시를 나타내기도 했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23일 현안 브리핑에서 "의료계에서 정부와 1 대 1 대화를 원한다는 주장이 있어, 정부는 일주일 전부터 '5+4 의정협의체'를 비공개로 제안했지만 이마저도 거부하고 있다"며 "의사협회를 비롯한 몇몇 의사단체는 의대 증원 정책의 원점 재검토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장 수석은 25일 예정된 의대 교수 집단 사직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정부의 입장을 밝혔다. 사직서를 낸 지 한 달 뒤인 25일이 되면 자동으로 면직 처리될 것이라는 예측에 대해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하더라도 임용권자인 총장, 사립대의 경우 이사장의 수리 행위가 없다면 사직 처리가 안 된다는 게 정부의 해석이다.

대구지역 4개 의대의 경우 영남대를 제외한 3개 대학은 공식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중 사직서를 공식적으로 제출했다고 밝힌 계명대의 경우 아직 병원 또는 대학에서 수리가 안 된 상태고 경북대는 현재 사직서를 수합해 제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경북대 의대 교수회 관계자는 "우리 학교 학생이나 전공의가 이번 사태로 불이익을 당할 경우 일괄 제출할 목적으로 작성 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계명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계명대 측에 교수들의 사직서를 전달했다. 계명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제공.
계명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계명대 측에 교수들의 사직서를 전달했다. 계명대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제공.

교수 집단 면직 가능성에 대해 의료계 바깥에서는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의대 교수'라는 직업적 특성이 민법 적용을 받을 것인지 여부를 법적으로 다퉈봐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

대구지역 한 법조계 관계자는 "국립대 교수는 물론이고 사립대 교수도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국가공무원법을 따르도록 돼 있는 조항이 있다"며 "만약 이 부분이 적용되면 일단 집단행동 자체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에 민법 적용을 받을 수 없다. 의대 교수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가려면 사법부의 법적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직서 제출과는 별개로 다음 주부터는 진료규모가 더 축소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23일 온라인으로 총회를 열어 일주일에 하루 요일을 정해 교수들이 외래진료와 수술을 모두 중단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미 충남대병원과 세종충남대병원은 이번 주부터 매주 금요일 외래진료를 휴진하기로 했으며, 계명대동산병원은 지난 5일부터 토요일 진료를 일부 중단했다. 전의비에 속한 대구지역 의대는 계명대, 대구가톨릭대 의대로, 만약 23일 총회에서 결정이 나면 주중 하루는 진료가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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