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외나무 다리에서 만나는 게 숙적이다. 손흥민이 주장 완장을 차고 있는 토트넘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최대 라이벌 아스널을 상대한다. 리그 막판 순위 경쟁 중이어서 둘 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다.
손흥민이 28일(한국 시간) 오후 10시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북런던 더비'를 치른다. 북런던 더비는 런던 북부 지역을 연고로 둔 토트넘과 아스널의 대결을 이르는 말이다. 둘 간 195번째 만남이다. 손흥민은 20번째 치르는 더비 매치다.
이들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잉글랜드의 1부리그가 개편되는 과정에서 철천지 원수가 됐다. 2부리그에 있던 아스널이 투표를 통해 1부리그 최하위이던 토트넘을 밀어내고 1부리그로 올라서면서 서로 간 감정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이 됐다.
이후 북런던 더비는 리버풀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노스웨스트 더비'와 함께 잉글랜드에서 손꼽히는 더비 매치가 됐다. 경기뿐 아니라 팬들의 반응도 거칠고 격렬하다. 토트넘으로선 숙적을 안방으로 불러들이는 것이라 더욱 물러설 수 없다.
이 경기 결과 일어날 후폭풍은 작지 않다. 가뜩이나 북런던 더비라는 무게감이 짓누르는데 이 경기 결과에 따라 두 팀의 희망이 산산조각날 수도 있다. 아스널은 리그 우승을 노리고, 토트넘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의 마지노선인 4위 자리를 탈환하려고 한다.
24일 현재 아스널은 승점 77로 선두. 리버풀과 맨체스터 시티가 차례로 승점 74, 73을 기록하며 2, 3위에 올라 있다. 아직 우승 트로피의 향방은 안갯속이다. 워낙 감정의 골이 깊은 만큼 토트넘으로선 4위 탈환은 못한다 해도 아스널의 우승은 저지해야 한다고 여길 것이다.
손흥민은 EPL 데뷔 시즌인 2015-2016시즌부터 아스날전 19경기를 소화, 7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리그를 기준으로는 6골을 터뜨려 역대 EPL 북런던 더비 득점 4위에 올라 있다. 이 부문 1위는 14골을 터뜨렸던 헤리 케인(바이에른 뮌헨). 손흥민이 2골을 추가하면 아스널의 전설인 로베르 피레스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손흥민이 북런던 더비에 나섰을 때 토트넘은 6승 6무 7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안방에서 치른 경기만 따지면 5승 2무 2패로 아스널에 앞섰다. 최근 손흥민은 최전방 공격수로 나서 그리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히샬리송이 복귀할 것으로 전망돼 손흥민이 왼쪽 공격수로 활약할 가능성도 있다. 마르틴 외데고르가 주장인 아스널은 조직력이 탄탄하다.
한편 황희찬의 울버햄튼은 27일 루턴 타운과 35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울버햄튼은 6경기 무승에 머물고 있는 상태. 리그 10골을 넣은 황희찬은 팀의 핵심 공격수다. 하지만 허벅지 뒷근육(햄스트링) 부상으로 결장이 잦았다. 최근 복귀,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하며 경기력을 끌어올렸는데 이번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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