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성주 수륜중, 전교생 창작시집 '나는 어떤 씨앗일까' 출간 눈길

농촌 작은 학교 학생들의 진솔한 삶 노래한 93편
다문화 학생 많은 특색 살려 영어·일본어·베트남어 번역문도 수록

성주군 수륜중 전교생이 자신의 창작시가 실린 시집
성주군 수륜중 전교생이 자신의 창작시가 실린 시집 '나는 어떤 씨앗일까'를 보여주고 있다. 수륜중 제공"

경북 성주군 수륜중학교 전교생 31명의 창작 시집 '나는 어떤 씨앗일까'가 최근 출간했다. 농촌 작은 학교 청소년들의 진솔한 삶을 노래한 93편을 실었다.

시집 삽화는 학생들이 선후배와 친구의 시를 읽고 느낀 점을 자기만의 방식으로 청소년 정서에 걸맞은 내용으로 그려 넣으며 시각적 효과를 높였다.

이번 시집 출간에는 2년 여 방과후학교 문학수업이 밑거름이 됐다. 수륜중은 학생들의 삶의 행복도와 교육 만족도를 높이고자 전통국악과 문학·예술 교육을 중점적으로 펼치는 강소 학교다.

이봉호(3년) 군은 "시를 쓰며 생각이 많이 깊어졌음을 느꼈고, 친구들의 시를 읽으면서 서로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내가 쓴 시를 출판기념회 때 엄마와 함께 낭송해 기분이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문화가정 학부모의 재능기부 덕에 학생들 시를 3개 국어(영어, 일본어, 베트남어)로 번역 수록한 점도 눈길을 끈다.

시 번역은 전교생의 40%가 다문화 학생인 수륜중이기에 가능했다. 다문화 가족이 많아지는 농촌 현실에서 미래를 대비하는 모범적 교육활동으로 평가된다.

학부모 김수림 씨는 "딸이 제 고향언어인 베트남어로 시를 낭독하는 모습이 너무 멋졌고, 엄마를 자랑스러워한다는 마음을 느꼈다"면서 "시 번역은 아이들의 속마음을 이해하는 값진 시간이었다"고 했다.

송경미 수륜중 교장은 "학생들이 자신의 삶의 내면을 진솔하고, 자신만의 목소리로 투명하게 시로 녹여냈다"면서 "서로의 고민을 알고 더 가까워질 기회가 되어 문학적·예술적 성과뿐 아니라, 학교생활과 삶의 질을 높이는 교육적 효과도 매우 높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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