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거야 입법 독재와 대통령의 정치 [석민의News픽]

◆총선 압승 발판으로 히틀러식 입법 독재?…권력은 없는 사건 만들고, 있는 죄 없앤다!
◆국힘 총선 참패 교훈 제대로 찾아야…정치하는 대통령 Vs. 국민의 마음 어필하는 정치
◆의료개혁, 연금개혁…줄줄이 좌초?, 개혁 불가능한 사회를 기다리는 것은 암울한 미래!

이원석 검찰총장이 23일 오후 창원지검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이원석 검찰총장이 23일 오후 창원지검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검찰청사 술자리 회유 의혹'과 관련해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석민 디지털논설실장/ 경영학 박사, 사회복지사
석민 디지털논설실장/ 경영학 박사, 사회복지사

◆총선 압승 발판으로 히틀러식 입법 독재?…권력은 없는 사건 만들고, 있는 죄 없앤다!

더불어민주당(민주당)은 23일 '셀프 특혜법' 비판을 받아온 민주유공자법 제정안 등에 대해 국회 본회의 직회부를 요구하는 안건을 단독 처리했습니다. 여야 논의와 협의 절차를 무시한 것은 물론, 국민에게 설명과 이해를 구하려는 노력마저 외면했습니다.

이날 직회부 요구된 안건은 상임위 심사 대상도 아니었습니다. 민주당 간사 홍성국 의원이 회의 도중 "2건의 안건을 추가 심의해 달라"며 의사일정 변경을 요청했고, 민주당 백혜련 정무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여 갑작스럽게 심사 대상에 포함돼 일사천리로 진행했습니다.

민주당은 지난 18일엔 양곡관리법·세월호특별법 등 5개 법안을 본회의에 직회부했습니다. 선거로 권력을 잡은 히틀러가 독일을 전체주의 독재 국가로 만들어 가는 과정과 놀랍도록 닮았습니다. 민주주의라는 형식을 이용하여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일들이 이제 일상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입법 권력을 장악한 민주당이 국민적 동의를 얻을 수 있는 합리적 법안을 이렇게 무리하게 처리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국민 전체의 이익에 반하더라도 '소수의 자기편' 이해관계에 부합할 때 이같은 무리수를 두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민주유공자법이 대표적입니다. 강민국 국민의힘(국힘) 의원은 "경찰들이 사망했던 동의대 사건, 활동 자금을 마련한다고 무장강도 행각을 벌였던 남민전(남조선민족해방전선위원회) 사건 관련자들이 전부 민주유공자 심사 대상"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민주화유공자 명단과 공적 내용이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깜깜이' 입니다.

국민들이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안다면 민주당의 입법 독재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래서 붕어·가재·개구리 국민 모르게 꼼수 날치기로 입법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23일 이화영 전 경기도 부지사의 '검찰청 술자리 진술 회유' 주장과 관련해 "법원과 검찰을 흔들어 사법 시스템을 공격한다고 해서 있는 죄가 줄어들지도 않는다"고 했습니다.

민주당을 향해 특히 "공당(公黨)이 (거짓) 진술만 믿고 끌려다녀서는 안 된다. 법원과 검찰의 사법 시스템을 무력화시키는 일을 그만둬야 한다"고 했습니다. 아주 이례적인 발언입니다.

민주당은 19일 이재명 대표 최측근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의 주장을 조사하겠다면서 '정치검찰 사건조작 특별대책단'을 구성했습니다. 단장은 '꼼수탈당의 대명사' 민형배 의원이고,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게이트 변호사' 5인방(박균택·양부남·김동아·이건태·김기표)이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화영 범죄= 이재명 범죄'라는 뜻으로 읽힙니다.

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자 20여 명은 이와 관련 18일 수원지검을 항의 방문했습니다. 이 대열에 새마을금고 불법 대출 혐의를 받고 있는 양문석 당선자와, '이대생 미군 성 상납' '퇴계는 성관계 지존' '박정희가 위안부와 성관계' 등 저질 막말을 쏟아낸 김준혁 당선자가 함께 했습니다.

문제는 음주 장소, 일시, 음주 여부, 교도관 입회 여부 등 이화영씨 측 주장이 시시각각 달라지고 있어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이씨의 변호사는 지난해 12월 유튜브에서 "술을 마시자 보다 못한 교도관이 검사에게 항의했다는 말도 들었다"고 했다가, 최근엔 "교도관은 …음주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어 제지나 항의를 할 수 없었다"고 말을 바꿨습니다.

이씨는 22일 '검찰 주선으로 검찰 고위직 출신의 변호사를 만나 회유당했다'는 새로운 주장을 펼치고 있습니다. 검찰은 "해당 변호사가 이씨와 오래전부터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상태에서 가족의 요청으로 접견을 한 바 있을 뿐"이라고 했고, 해당 변호사 역시 "이씨 측 주장은 전혀 사실이 아님을 명확히 밝힌다"고 했습니다.

국회 권력을 무기 삼아 대한민국의 사법 시스템을 얼마만큼 농락할 수 있을 지 대단히 주목되는 세상을 맞이했습니다. 민주당의 '범죄친화적' 명성은 이미 국제적입니다. OECD 산하 부패대응 조직이 '검수완박'으로 부패 범죄에 대한 수사·기소 역량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라 실사단을 한국에 파견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국제적 망신은 아마도 당분간 계속될 지 모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국회의원 오찬'에서 21대 국회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이날 오찬은 22대 국회의원 선거 불출마·낙천·낙선자를 격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연합뉴스

◆국힘 총선 참패 교훈 제대로 찾아야…정치하는 대통령 Vs. 국민의 마음 어필하는 정치

총선 참패 후 언론에 전해지는 국민의힘 내부 소식은 '저렇게 비겁하고 기회주의적인 정당이 과연 보수·우파 대표 정당 맞나?'라는 깊은 회의감을 불러일으킵니다. 민주당의 대승은 이재명의 민주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여당인 국힘과 정부가 국민의 마음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은 아무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특히 국힘은 우리나라의 정치 지형이 좌·우로 양분되어 있다는 현실을 직시(直視)해야 합니다. 여론조사에서 '중도층' '무당층'이 상당수인 것처럼 나타나지만 실제 이들은 좌·우 친화성을 가지고 있으며 '변동폭'은 그리 크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다만, 이 '변동폭'이 중요한 것은 바로 이 부분에서 승부가 결정나는 탓입니다.

중앙일보(22일자)의 여론조사 결과가 이런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투표한 유권자 10명 중 1명(10.1%)이 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를 찍은 반면에,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찍은 유권자 중 국힘 후보에게 투표한 사람은 5.8%였습니다. 국힘의 총선 참패는 기존 지지층 이탈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집토끼'만 지켰어도 국힘은 총선 참패를 면할 수 있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어쩌면 승리했을 지도 모릅니다. 민주당의 수도권 압승은 호남의 변함없는 지지기반이 원천적 '동력원'입니다. 엄혹한 현실 정치 역학을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국힘이 호남을 버릴 수는 없지만 한계를 잊어서는 안 됩니다. '좌클릭' 효과 역시 제한적입니다. 국힘이 영남권에서 민주당이 호남권에서 갖는 만큼의 튼튼한(?) 지지를 얻어낸다면 어떤 선거에서도 결코 패할 수 없습니다.

영남의 보수·우파 기반을 다지면서 충청권·수도권으로 확산하기 위해서는 '닫힌 보수' '내 주장만 옳은 보수'가 아니라 '따뜻한 보수' '시민의 삶 속으로 파고드는 보수'로 거듭나야 합니다. 국힘의 솔직한 이미지는 '배부른 개·돼지'입니다. 비유하자면 국민은 '배부른 개·돼지' 대신 '야비한 하이에나'를 선택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서 전화를 걸어 양자 회동을 제안했습니다. 의료 파행의 원인이 된 내년도 의과대학 입학 정원 문제도 대학별 증원분의 50~100% 범위에서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했습니다. 정부는 또 의료계가 '통일된 의대 증원안'을 제시하면 2026학년도 의대 증원 규모를 다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최근 참모들에게 "이재명 대표의 휴대폰 번호를 저장해 뒀다. 필요하다면 언제든 전화를 걸어 함께 국정을 논의할 생각"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정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도 했습니다.

'정치하는 대통령'이 무슨 뜻이냐는 질문에는, 웃으며 "용산 참모들에게 앞으로 메시지라든지 이런 것을 할 때 평균적인 국민이 좀 이해하고 알기 쉽게 해달라는 뜻"이라고 했습니다. 이념 과잉형 또는 경직된 표현을 순화시키고, 비타협적 일방적인 이미지를 바꾸겠다는 의지가 읽힙니다.

실제로 22일 확~ 달라진 대통령의 모습을 선보였습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을 소개하는 2차례 브리핑에 윤 대통령이 웃으면서 직접 나서 설명하고 기자들의 질문까지 받았습니다. 홍 신임 정무수석이 유승민 전 의원 비서실장을 지냈다는 경력도 눈길을 끕니다.

윤 대통령은 이재명 대표와의 만남 의제에 대해 "제가 하고 싶은 말을 하려고 초청했다기보다 이 대표 이야기를 좀 많이 들어보려고 용산 초청이 이뤄졌다. 의제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하게 한번 서로 얘기를 나눠보겠다"고 했습니다. 금방 성과가 나긴 어렵지만 '대통령의 열린 자세와 국민들에게 비치는 태도·이미지' 바로 이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실제로 23일 양자회담 실무협의가 회담 날짜조차 확정하지 못한 채 끝났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의 열린 마음은 이미 국민에게 어필되었습니다. 민주당 내에선 22대 국회 첫 국회의장과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협치는 없다"는 강경 목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크게 걱정할 것은 없습니다. 안 그랬던 적이 없었습니다. 대통령의 정치는 최종적으로 국민을 향합니다. 여당인 국힘이 이걸 제대로 깨닫는다면 총선 참패는 다가오는 대선 승리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역시나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에 목을 맨 것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였습니다. 실무협의에서 이런저런 조건을 내걸며 훼방을 놓던 이 대표는 26일 오전 전격적으로 '무조건적 대화'를 요청했습니다. 이런 것이 정치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핵심은 유연하고 부드러우면서도 중심 잡힌 대통령의 자세입니다.

전국 의대 교수들이 병원과 진료과별 사정에 따라 사직을 시작한 25일 오전 대전시 중구 대사동 충남대학교병원에서 환자 보호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국 의대 교수들이 병원과 진료과별 사정에 따라 사직을 시작한 25일 오전 대전시 중구 대사동 충남대학교병원에서 환자 보호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료개혁, 연금개혁…줄줄이 좌초?, 개혁 불가능한 사회를 기다리는 것은 암울한 미래!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는 22일 시민대표단 492명이 연금 개혁에 대해 학습하고 4차례 토론한 결과, 56%가 '1안: 더 내고 더 받기'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습니다. 다음달 29일로 끝나는 21대 국회에서 여야가 연금개혁 합의안을 도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전망입니다.

이번 결론은 '우리사회가 이미 공동체보다 개인적 이해관계를 우선시하는 분위기 탓에 개혁이 거의 불가능한 상태'라는 현실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시민대표단이 논의한 2개안은 1)보험료율 13%, 소득대체율 50% 2)보험료율 12%, 소득대체율 40%입니다. 현재 국민연금은 보험료율 9%, 소득대체율 42.5%(2028년까지 40%로 하향 예정)입니다.

두 개안 모두 현재 2055년으로 예정된 국민연금 고갈 시점을 각각 7년 및 8년으로 늦출 뿐입니다. 한식에 죽으나 청명에 죽으나 마찬가지라는 속담이 떠오릅니다. 그러면서 기금이 바닥나더라도 국가가 의무적으로 국민연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국민연금 지급 의무 보장'에는 92.1%가 찬성했습니다.

국가 재정을 마치 '하늘에서 떨어지는 공짜돈' 처럼 여기는 것이 적지 않은 국민들의 생각입니다. 좌파 선전·선동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미래 세대를 착취하는 나라가 발전과 번영을 꿈꿀 수는 없습니다.

서울대 의대와 울산대 의대 교수들이 각각 이달 30일, 다음 달 3일부터 주 1회 휴진에 들어가기로 하는 등 전국 주요 의대 교수들이 주 1회 정기 휴진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표면적인 이유는 의료 파행에 따른 번아웃(극도의 피로)이지만,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등 의료 개혁에 대한 반발이 실질적 원인으로 보입니다.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25일부터 가동되었지만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 등은 불참 의사를 밝혔습니다. 의대 증원이 의료 개혁의 출발점이라는 인식에는 여야, 좌·우 차이가 거의 없지만, 의사집단은 '의대 증원 불가'를 계속 외치고 있습니다.

믿기지 않는 뉴스도 전해졌습니다. 서울대병원 소아신장분과 교수 2명 전원이 최근 사직서를 냈습니다. 서울대병원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소아 전용 투석실을 갖춘 이 분야 대표 병원입니다.

언론에 따르면 소아 만성 콩팥병은 선천성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일주일에 3회, 4시간 정도 병원에서 혈액을 빼내 노폐물을 제거한 뒤 다시 몸에 투입하는 '혈액투석'을 받거나, 매일 환자의 복막에 투석액을 넣는 '복막투석'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투석 치료를 한 번이라도 건너뛰면 사망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의료계 일각에서조차 "전국의 만성 콩팥병 소아의 절반 가량을 치료하는 서울대병원 교수들이 의료 정책 때문에 환자를 떠나는 것은 공감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결코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닙니다. '국내 여성 1호 간담췌외과 전문의' 윤명희 부산대병원 교수는 주 1회 휴진과 관련, "꺼져 가는 생명에 불을 지피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 흔들리지 않고 환자를 돌보겠다"고 했습니다.

환자를 죽음의 길에 내던지고 외면하는 의사와 한 명의 환자라도 더 살리기 위해 집단 따돌림을 기꺼이 감수하는 의사 중에 누가 진정한 용기를 가졌다고 생각하는 지 궁금합니다. 의사들은 비합리적인 의료보험 수가(건강보험공단이 병원에 주는 돈) 등 의료정책이 문제라고 합니다. 정부는 이런 불합리를 함께 고치자고 하는데 의사집단은 '의대 증원 반대' 만을 외칩니다.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가 올해 50여 년 만에 처음으로 법인세를 한 푼도 내지 않게 되었습니다. 법인세 납부 2위 기업인 SK하이닉스도 마찬가지입니다. 각각 지난해 11조5천300억원 및 4조6천700억원 적자를 낸 탓입니다.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붓는 미국, 일본, 대만, 중국 등과 달리, 맨날 '재벌특혜' 타령이나 하던 한국으로서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인지 모릅니다.

국민적 각성과 사고의 대전환이 없는 한 우리에게는 암울하다 못해 참담한 내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의 자녀와 후손들에게 너무 큰 죄를 짓는 것은 아닌지 근심이 깊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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