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을 걱정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여러 질병을 일으킬 단초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WHO)는 2022년 기준 전체 인구 16%가 비만에 해당한다고 봤고, 비만이 당뇨와 고혈압·동맥경화 등을 유발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국내 연구팀은 비만과 질병 사이의 메커니즘을 밝혀내고 치료에 대한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 학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포스텍(포항공대) 생명과학과 김종경 교수·통합과정 정유진씨 연구팀은 서울대 약대 이윤희 교수·최철준씨, 연세대 의대 현영민 교수·박경민씨, 미국 웨인 주립대 그라네만 교수팀, 부산대 약대 정영석 교수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비만으로 인한 조직 내 염증과 대사기능 이상을 조절하는 메커니즘을 밝히는 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최근 국제 학술지 중 하나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일반적으로 영양분을 과다하게 섭취하면 지방조직 안으로 다양한 종류의 대식세포(이물질 등을 분해하는 면역세포)가 유입된다. 대식세포는 조직 내 죽은 세포를 제거하며 조직 항상성을 유지하기도 하지만 염증반응을 유발해 인체에 해를 끼치는 경우도 있다.
비만 환자의 경우는 염증반응과 대사기능에 심각한 문제가 많이 발생하는데, 이는 염증성 대식세포와 직접 관련이 많다.
이에 연구팀은 동물실험과 단일핵 전사체 분석, 생체 이미징 등을 활용해 염증을 일으키는 대식세포에서 선택적으로 발현되는 단백질인 'TM4SF19'를 분석했다.
그 결과, 고지방식이를 한 동물 모델의 지방조직에서 TM4SF19가 증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TM4SF19가 없는 대식세포의 경우 사멸한 지방세포를 훨씬 더 잘 제거해 고지방식이로 인한 체중증가를 막고 조직 염증반응 및 인슐린 저항성도 낮게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염증성 대식세포에서 발현되는 TM4SF19가 비만으로 인한 염증을 해소하고, 대사 장애를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열쇠임을 밝혔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김종경 포스텍 교수는 "TM4SF19 단백질의 리소좀(세포 내 유입 물질 분해 역할) 활성 조절 메커니즘을 드디어 밝혀냈다"며 "이번 연구는 비만을 비롯한 대사질환 치료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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