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윤석열·이재명 만남에 의료계 "두 사람 쇼, 역시나" 맹비난

의료계 "정치권, 의대 증원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 무엇이냐"
정부, 의료계 집단행동에 대해 법적 대응 시사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영수회담 종료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영수회담 종료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진행된 영수회담에서 의대 증원 필요성에 뜻을 함께한 것을 두고 의료계에선 싸늘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이 대표가 윤 대통령의 의료개혁 입장에 공감을 표한 데 대해 의료계는 "두 사람의 쇼", "둘 다 믿을 수 없다" 등 원색적으로까지 비난했다.

이날 윤 대통령과 130분간 영수회담을 가진 이 대표는 의료개혁과 관련해 "의대 정원 확대와 같은 의료개혁은 반드시 해야 할 주요 과제"라며 "우리 민주당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민주당이 제안했던 국회 공론화특위에서 여야와 의료계가 함께 논의한다면 좋은 해법이 마련될 것 같다"고도 말했다.

이날 이태원 참사 특별법 등 민감한 문제에 대해 비판한 이 대표가 의대 증원 문제만큼은 정부에 '협력'을 약속한 셈이다.

의료공백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26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내원객이 의자에 앉아 휴식하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의료공백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26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내원객이 의자에 앉아 휴식하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날 오후 '주 1회 휴진'을 안건으로 9차 온라인 총회를 연다. 연합뉴스

이를 두고 '증원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는 전공의부터 의대 교수, 대한의사협회(의협) 등 의료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오는 5월 임기를 시작하는 임현택 의협 차기 당선인은 중앙일보를 통해 "비전문가들이 의료 정책을 정하면 얼마나 결과가 처참한지 보여주는 본보기"라며 이날 영수회담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사직한 지 두 달이 넘어가는 전공의 류옥하다 씨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정치권이 의대 증원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묻고 싶다"며 "의료개혁의 목적이 필수 및 지역 의료 살리기라면 의대 증원이 그 답은 아니다"고 했다.

이외에도 이날 영수회담 직후 의사만 가입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변한 게 없으니 우리 하던 대로 하자", "사직에 대한 입장이 바뀌면 안 된다" 등과 같은 글이 올라왔다.

한편 의정 갈등 국면에서 의료계는 집단 휴진과 사직 등 투쟁 강도 수위를 높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에서 의대 교수들의 휴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서울시내 대형병원 5곳에 소속된 교수들은 이번 주에 '주 1회 휴진'을 한다.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은 화요일인 이달 30일,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은 금요일인 내달 3일에 각각 휴진한다. 삼성서울병원 교수들은 진료와 수술이 없는 날을 골라 하루 쉬기로 했다.

정부는 의료계의 집단행동에 대해 '법률 검토'에 들어갈 방침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정부로서 법적 검토를 하는 것은 당연한 책무"라며 교수들의 집단행동에 대한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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