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간 7개월 가까이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 대학 캠퍼스를 중심으로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숙지지 않고 있다. 일부 대학은 캠퍼스 내 농성 시위대에 대한 강제 해산에 나서 긴장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미국에서 시작된 친팔레스타인 시위는 프랑스로까지 번지는 등 유럽으로 확산 조짐도 보이고 있다.
◆농성 시위대 강제 해산 긴장 고조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에서는 29일(현지시간) 캠퍼스 내에서 텐트를 치고 농성을 벌이는 시위대를 강제 해산에 나섰다.
뉴욕타임스(NYT), CNN 등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컬럼비아대는 이날 오전 캠퍼스에서 텐트 농성을 벌이고 있는 시위대 단체에 즉시 농성 텐트를 해산하라고 통보했다. 대학 측은 이날 오후 2시까지 자발적으로 농성장을 떠나고 교칙 준수 서약서에 서명하지 않을 경우 추가 조사가 이뤄질 때까지 정학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농성단은 이날 오후 대학 측이 제시한 마감 시한을 넘기도록 해산을 거부했고, 자체 투표를 통해 계속 교내에 잔류하기로 결정한 뒤 수백 명의 학생이 약 80개의 텐트를 지키기 위해 농성장 주변을 행진했다.
앞서 지난 18일에는 네마트 샤피크 컬럼비아대 총장이 철수 요청을 거부한 시위대를 해산해달라고 경찰에 요구했고,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 100여명이 무더기로 연행된 바 있다.
그러나 경찰 진입 사태 이후 컬럼비아대 캠퍼스에는 더 많은 텐트가 들어섰고, 전국 각지 대학 교정으로 연대 농성이 확산했다.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에서는 이날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텐트 농성을 시도하다가 주(州) 경찰에 추가로 체포돼 연행됐다.
학생들은 지난주에 이어 이번 학기의 마지막 수업일인 이날 정오쯤부터 잔디 광장에 다시 모여 시위를 벌였고, 대여섯개의 텐트를 설치했다.
캠퍼스 경찰은 이들에게 해산 명령을 내리며 불응 시 체포할 것이라고 경고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시위 진압 장비를 갖춘 주 경찰이 교내에 진입해 시위자들을 끌어 냈다. 이날 최소 40명이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에서는 지난 24일에도 학생들의 시위 중 주 경찰이 들어와 50여명을 연행한 바 있다.
◆프랑스 대학서도 휴전 촉구 시위
프랑스 명문 정치대학 시앙스포에 이어 소르본 대학에서도 29일(현지시간) 가자지구의 휴전을 촉구하는 학생들의 시위가 벌어졌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정오쯤 파리 소르본 대학 안팎에서 수십명의 학생이 모여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 가운데 30여명은 캠퍼스 내 마당과 건물 내부에 총 12개의 텐트를 치고 농성에 들어갔다. 소르본 대학 측은 총장의 지시에 따라 오후에 학교 건물을 폐쇄했다. 일부 예정된 시험은 취소되기도 했다.
캠퍼스 밖에 모인 학생 150여명은 "이스라엘 살인자, 소르본 공범"이라고 구호를 외치는가 하면 "우리를 쳐다보지 말고 우리와 함께하세요"라며 시민의 동조를 구했다. 집회에 참여한 학생 로렐리아 프레조는 "하버드대와 컬럼비아대 학생들의 요청에 따라 이곳에 모였다"며 "시앙스포에 이어 시위를 계속 이어가려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오후 3시쯤 소르본 대학 캠퍼스에 진입해 텐트 농성을 벌이던 학생들을 건물 밖으로 끌어냈다.
소르본 대학에 앞서 지난 26일엔 시앙스포 파리 캠퍼스에서 팔레스타인 위원회 소속 학생들이 건물 점거 농성을 벌였다. 당시 건물 밖에서도 수백명이 동조 시위에 나섰다. 이 시위는 저녁 무렵 학교 측과 학생들 간 타협을 이루면서 별다른 물리적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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