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아파트 단지에서 80대 여성을 흉기로 찌르고 달아난 미성년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30일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오후 4시 15분쯤 특수상해 혐의로 A군을 검거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중학생인 A군은 이날 낮 12시 55분쯤 동대문구 용두동 한 아파트 단지에서 걸어가던 80대 여성의 목뒤 쪽을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는다.
습격을 당한 피해자는 인근 경비실로 가서 도움을 청한 후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A군은 범행 후 곧바로 도주했지만, 경찰은 아파트 승강기 폐쇄회로(CC)TV 등을 통해 A군을 같은 단지에 있는 집에서 검거했다.
A군은 만 14세 미만인 형사 미성년자, 즉 '촉법소년'인 것으로 알려졌다. 촉법소년은 형사 처벌 대신 사회봉사나 소년원 송치 등 보호 처분을 받는다.
경찰은 A군을 보호자와 함께 임의동행해 범행 동기 등을 조사 중이다.
형사처분을 피하는 촉법소년이 매년 늘어 5년간 총 6만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약과 살인, 강간 등 강력범죄도 다수 발생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월 11일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9~2023년) 촉법 소년 수는 총 6만5천987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9년 8천615명, 2020년 9천606명, 2021년 1만1천677명, 2022년 1만6천435명, 2023년 1만9천654명으로 매년 증가한 동시에 4년 새 배 넘게 늘었다.
범죄 유형별로 살펴보면 절도가 3만2천673명으로 절반을 차지했으며 방화(263명)와 강도(54명), 살인(11명) 등 강력범죄도 다수 발생했다.
올해 초에도 초등학생 2명이 '경복궁 낙서 사건' 때처럼 빨간색 스프레이로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수변무대에 낙서하는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으며, 인천에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한 달 사이 3차례나 소화기 분말을 뿌리는 등 소동을 벌인 중학교 2학년생 11명이 경찰에 무더기로 체포되기도 했다.
이주환 의원은 "무소불위 촉법소년의 흉악범죄가 날로 증가하고 있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다"며 "촉법소년 상한연령을 낮추고 교화를 개선하는 등 근본적 해결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소년범 처벌을 강화하기 위해 다수의 입법 시도가 있었지만, 대부분 소관 상임위원회인 법제사법위원회에 장기간 계류된 상태다. 21대 국회 들어서만 소년범죄 처벌 강화와 관련해 발의된 법안은 총 17건으로 파악된다. 대부분 형사 처분 상한 연령을 낮추거나 특정 강력범죄에만 형사 처분을 가능하게 하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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