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전 대구 동성로 통신골목. 골목에 들어서자 통신골목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로 식당, 카페가 휴대전화 판매점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최근 문을 닫은 휴대전화 매장 4곳은 간판만 덩그러니 달려 있었다. 10여년 전만 해도 400m 남짓한 골목길에 300개 휴대전화 매장 판매 사원들이 줄지어 호객 행위를 할 정도로 활기를 보인 곳이었지만, 온라인 상권이 점점 발달하면서 무너졌다.
이날 기준 동성로 통신골목에서 영업 중인 매장은 총 19곳이다. 이 가운데 SK·KT·LGU+ 용 단말기를 함께 취급하는 판매점은 단 5곳에 불과했다. 나머지는 직접 휴대전화를 판매하거나 판매점에 납품하는 통신사 대리점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성장해 국내 최대 시장 규모를 자랑했던 통신골목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반면 이동통신 3사는 올해 1분기도 합산 영업이익이 1조2천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돼 희비가 엇갈린다.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통신 3사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1조2천480억원으로 집계됐다. 통신사별로는 SK텔레콤 5천11억원, KT 5천21억원, LG유플러스는 2천44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측된다.
통신골목이라는 초대형 상권이 사라져도 이통 3사가 천문학적인 실적을 올릴 수 있는 것은 온라인 판매 활성화는 물론, 인공지능(AI) 등 신산업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통 3사는 휴대전화 판매 시장에서 AI 기반으로 B2B(기업간 거래) 솔루션 사업에 공격적이다.
상인들은 온라인 시장이 발달하면서 판매장려금(리베이트)을 밀어주는 정책이 이 같은 상황을 만들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대구 통신골목에서 30년간 판매점을 운영하는 A씨는 "통신사들은 판매가 한정적인 오프라인 매장보다는 비교적 가격 조절이 쉬운 온라인 시장에 판매장려금을 밀어주는 형식으로 정책을 펼쳐왔다. 소위 말하는 '성지'가 이런 곳"이라며 "그나마 단골이 있는 곳은 버티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온·오프라인 가격 차에 힘들 수밖에 없어 하나둘 사라지더니 이렇게 됐다"고 털어놨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판매점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며, 현재 주력하는 AI의 경우 하드웨어의 부가적인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보니 B2B 중심의 판매 전략을 세우고 있다"며 "현재 일선매장에서 상품을 판매할 마땅한 방안이 없는 상황인데, 앞으로 점진적으로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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