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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 허진호 감독, 전주국제영화제서 직접 고른 5편 상영하고 관객과 대화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 이틀째인 2일 오후 전북 전주시 완산구 베스트웨스턴호텔에서 열린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 이틀째인 2일 오후 전북 전주시 완산구 베스트웨스턴호텔에서 열린 'J스페셜:올해의 프로그래머' 기자회견에서 허진호 감독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요즘 젊은 사람들의 연애 이야기도 다뤄보고 싶어요. 그러려면 (기성세대와 구별되는) 그 차이를 제가 느껴야 할 것 같아요."

'8월의 크리스마스'(1998)와 '봄날은 간다'(2001)를 연출한 허진호(61) 감독은 2일 전주의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허 감독은 전날 개막한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올해의 프로그래머'로 선정돼 'J 스페셜' 섹션을 주관한다. 이 섹션에서 올해의 프로그래머는 자기 작품이나 좋아하는 영화 몇 편을 관객들과 함께 보고 대화하는 시간을 가진다.

허 감독은 자신이 연출한 '봄날은 간다'와 '외출'(2005), 하길종 감독의 '바보들의 행진'(1975), 빔 벤더스 감독의 '파리, 텍사스'(1984),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동경 이야기'(1953) 등 다섯 편을 선정했다.

'J 스페셜' 섹션에서 '봄날은 간다'를 상영할 땐 주연배우 유지태도 함께할 예정이다. 유지태는 이번 영화제 국제 경쟁 부문 심사위원을 맡고 있다. 허 감독은 "(지난해 11월) 런던한국영화제에서도 '봄날은 간다'를 봤는데, (영화 촬영) 당시 26세 청년이던 유지태의 소년미라고 할까, 너무 예쁘게 보였다"며 웃었다.

허 감독은 '바보들의 행진'에 대해선 초등학생 시절 동네 재개봉관에서 본 영화라고 회고했다. "누나가 많다 보니 어린 시절에도 최인호 작가의 동명 소설도 읽었고, 1970년대 심야 라디오 음악 프로그램 같은 것에 대한 동경도 있었죠. 중·고등학교를 다닌 건 1980년대인데 이상하게도 1970년대 음악이나 문화가 제겐 익숙해요."

그는 '동경 이야기'를 상영작으로 선정한 데 대해선 "프랑스 파리로 배낭여행을 간 적이 있는데, 오즈 특별전을 하길래 본 작품"이라며 "'영화가 삶을 이 정도 깊이까지 다룰 수 있구나'하고 생각했다. 내 초기 영화도 오즈 감독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했다.

허 감독은 신작 '보통의 가족' 개봉도 앞두고 있다. 서로 다른 신념을 가진 형제가 무서운 비밀을 우연히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설경구, 장동건, 김희애, 수현이 주연했다. 허 감독은 '보통의 가족'에 대해 "올가을에 개봉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한국 사회에서 교육의 문제, 자식의 문제를 도덕적, 윤리적으로 어떻게 바라볼 건지를 재밌게 이야기하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전주 출신인 허 감독은 "(서울에서 살던) 고등학교 1학년 때 가출해서 혼자 전주에 내려온 적도 있다"며 "전주국제영화제에도 대여섯 번 참석했는데, 올 때마다 좋은 기억을 가져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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