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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랑 여행갔다 왔는데 딸이 식물인간"…가해 남성 징역 6년 선고

재판부 "양형 기준 권고 이상의 형" 선고

법원 자료사진. 매일신문 DB
법원 자료사진. 매일신문 DB

중학교 동창생을 밀치고 폭행해 '식물인간' 상태에 이르게 한 20대 남성이 징역 6년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식물인간에 이른 점 등을 고려해 이례적으로 양형 기준 권고 이상의 형을 선고했다고 설명했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정성민 부장판사)는 중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20) 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2월 6일 부산시의 한 숙박업소에서 중학교 동창인 B(20) 씨를 밀치고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B씨는 A씨의 폭행으로 목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현재 식물인간 상태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당시 19세에 불과했던 피해자는 식물인간이 됐다"며 "피해자의 생존을 위해서는 인공호흡기와 타인의 보조가 전적으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이후 1년 3개월이 지났는데 피해자와 그 부모에게 진심으로 사죄했다면 피고인은 매달 노동을 통해 치료비를 지원할 수 있었다"며 "그러나 피고인은 그동안 피해복구 노력조차 시도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은 선고 직전 피해자의 어머니와 3천만원에 합의를 시도했으나 거절당하자 이를 형사 공탁했다"며 "피해자의 어머니가 공탁금 수령을 거부하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으로 미뤄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또 양형 이유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피고인과 중학교부터 우정을 쌓았고 함께 여행을 갈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생각했다"며 "피고인은 '폭행으로 피해자가 그 정도의 상해를 입을 줄 예상 못 했다'고 주장하나, 오히려 이 사건은 피해자가 피고인이 그 정도의 폭행을 할 줄 예상 못 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상해 혐의가 양형 기준은 특별가중 인자를 적용하면 징역 1년 6개월~4년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권고하지만, 이는 일반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일 뿐 법적인 효력은 없다"며 "피해자가 식물인간 상태에 이른 점, 피해자가 범죄에 취약한 상태였던 점 등을 고려해 양형 기준 권고 이상의 형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B씨의 어머니는 "친구와 함께 여행 갔던 예쁘고 착한 딸아이가 사지마비 식물인간 상태가 됐다"며 "건장한 남자가 44㎏의 연약한 여자아이의 머리를 가격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해자와 그 가족들은 사과 한마디 없이 변호사부터 선임했다. 돈 없고 빽없는 나약한 사람들이 억울한 일을 당하는 세상은 이제 없어져야 한다"고 호소했다.

B씨의 어머니는 선고 이후 법정 밖으로 나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흐느끼기도 했다. 또 병상에 누워 있는 딸의 이름을 목 놓아 부르기를 여러 차례 반복했다.

B씨의 어머니는 취재진에게 "(징역 6년은) 말도 안 된다"며 "(A씨가) 최고 10년까지 받을 줄 알았고, 엄벌 탄원서도 판사님께 드렸는데…마지막 희망을 가졌는데…"라고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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