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이후에는 '뚜껑 싸움'이다. 뚜껑이 있느냐 없느냐가 엄청 크다. 은발이라도 뚜껑이 있어야 멋있다."
장항준 감독이 과거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 발언으로, 탈모인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던 말이다. 그만큼 모발이 외모와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매일신문 유튜브에서 4일 방송된 '김쌤(대경대 교수)의 나노분석'에선 이수익 대구 모두모의원 대표원장이 출연해 탈모인을 위한 적절한 치료법과 모발 이식 시 주의사항 등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수익 원장은 대한피부모발학회 탈모상임이사 등을 역임했고 현재 모두모의원 대구점 대표원장으로 탈모 치료를 하고 있다. 과거 모발이식 수술을 받은 경험이 있는 이 원장은 탈모인들에게 "일찍부터 관리하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고 약으로도 유지가 가능하다. 탈모가 진행됐다고 하더라도 요즘엔 모발이식 기술이 좋아졌기 때문에 머리 뒤쪽 모낭이 좋으면 거의 원상태로 돌릴 수 있다"며 자신감을 가지라고 당부했다.
-일상에서 탈모의 전조증상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
▶10년 이상 탈모 환자를 지켜본 경험으로 말하자면, 탈모는 같은 속도로 꾸준히 진행되진 않는 것 같다. 인생에 서너 번 정도 확 벗겨지는 시기가 온다. 잘 버티다가 확 벗겨지고, 또 잘 버티는 것 같다가 확 벗겨지는 식으로 말이다. 그때 약을 잘 먹고 관리를 하면 확 벗겨지는 피크를 별 탈 없이 넘기게 되고, 잘 관리하지 않으면 확 진행이 된다.
전조증상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풀링 테스트(pulling test)가 있다. 머리카락을 잡아당겼을 때, 한 번에 대여섯 가닥씩 계속 빠지면 탈모가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남자의 경우 'M자'로 벗겨지는 경우가 많다. 거울로 봤을 때 머리 중앙 부분은 잘 안 빠진다. 머리 양쪽이 솜털로 변해 있고, 중앙에 있는 머리카락이 좀 굵다면 M자가 서서히 올라가는 시기가 온 것이다.
-탈모가 시작됐다 싶을 땐 뭐부터 해야 되나?
▶많은 사람들이 탈모 샴푸를 찾는다. 또 검은콩을 먹거나 어성초 같은 걸 바르기도 한다. 그러나 제일 좋은 건 병원에 빨리 와서 진단기로 찍어 확인을 해보는 것이다. 뒤쪽 모낭과 비교해 앞쪽 머리카락이 많이 가늘어져 있다면 약으로 어느 정도 조절하게 된다.
보통 잘못 알고 있는 상식이 '탈모약은 한 번 먹으면 평생 먹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 약을 먹다가 어느 정도 회복이 되면 약을 끊을 수 있고, 다시 탈모가 진행되면 약을 또 복용하는 식으로 가게 된다.
-요즘 온라인에선 '줄기세포 배양 탈모방지 샴푸' 같은 게 효과가 있지 않느냐는 이야기도 많다.
▶이렇게 생각하면 된다. 김치가 항암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김치로 암을 치료하려면 김치를 먹다가 그전에 나트륨 중독으로 죽을 것이다.
즉 탈모에 진짜 효과가 있는 성분들이 탈모 샴푸에 들어 있지만, 샴푸는 의약외품이며 화장품에 해당한다. 이것들이 시중에 판매되기 위해선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해야 된다. 즉 그런 성분을 넣긴 했지만 엄청 희석해서 넣은 것이기 때문에 그것만으로 탈모를 치료한다는 말은 맞지 않다.
-그렇다면 모발이 정상인 사람이 탈모약을 먹으면 숱이 더 진해지는가?
▶보통 탈모약이라고 알려져 있긴 하지만, 머리를 많이 나게 한다는 개념은 아니다. 특히 남자들이 복용하는 탈모약은 모낭을 공격하는 탈모 호르몬을 낮춰주는 작용을 한다.
그래서 이 (모낭을 공격하는 탈모) 호르몬을 낮춰준다고 정상 모발이 굵어지진 않는다. 그리고 모든 약은 부작용이 있다. 예를 들어 성기능 장애, 간 수치 상승 등을 다 감수하면서 약을 먹는 건 의사 입장에서 추천하지 않는다.
-모발이식은 탈모인의 최후의 보루라고 보면 되나?
▶의사 입장에서 몸에 칼을 대는 수술은 제일 마지막에 선택하는 게 제일 좋긴 하다. 탈모약 복용, 탈모 치료 주사, 레이저 치료, 머리에 쓰는 기계 등으로 치료를 먼저 하다가 그래도 탈모 범위가 넓어지고 미용적으로 균형이 안 맞으면 모발이식을 하는 게 맞다.
그래도 너무 극단적으로 끝까지 참진 말고, 처음에는 어느 정도 약으로 해보다가 좀 넓어졌다 싶으면 수술로 가는 게 맞다.
-과거 모발이식 수술은 절개 방식으로 많이 이뤄져 흉터가 남는 단점이 있었다. 요즘은 어떤가?
▶뒤통수에서 모판을 절개하는 방법인 절개법을 지금도 하고 있긴 하다. 그런데 요즘은 '비절개법'이라고 해서, 모낭을 하나씩 치과에서 쓰는 미세 드릴 같은 것으로 뽑아내 이식을 하는 방법이 있다. 확실히 수술한 표시는 덜 나는 장점이 있다.
-어느 부분 모낭을 뽑아서 이식을 하나?
▶보통 평생 빠지지 않을 머리를 선택한다. 사람이 원시인이던 시절에는 베개가 없었을 테고 동굴 같은 딱딱한 곳에서 잤을 것이다. 그때 천연 베개 역할을 했던 게 머리카락이다. 그런데 만약 뒷머리가 빠졌다가 눕거나 할 때 머리를 다치면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지 않겠나. 그래서 뒷머리는 거의 평생 빠지지 않는다고 본다. 이곳을 의사들은 세이프 존(safe zone)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뽑아서 앞쪽으로 이식하게 된다.
-그렇다면 모발 이식의 최적인 시기는 언제인가?
▶20년 전에는 모발이식을 해도 그 뒷머리가 벗겨지고 이식한 부분은 그대로 남아 더 흉해보이곤 했다. 그래서 최대한 미뤄서 하라는 게 트드였다.
그런데 요즘엔 20대 때, 놀고 연애하고 활동을 해야 하는데 탈모가 너무 콤플렉스라면 모발이식을 하기도 한다.
-이왕 하는 모발이식인데, 무조건 빡빡하게 심는 게 좋을까?
▶요즘엔 1만모 정도까지도 한 번에 이식이 가능한데, 의사의 경험이 중요하다. 모낭도 하나의 나무라고 생각하면 된다. 뒷머리 모낭이 앞쪽보다 굵다 보니, 빡빡하게 심으면 모낭 뿌리들이 서로 먹고살기 위해 혈관을 막 갖고 오게 된다. 무조건 빡빡하게 하다 보면 오히려 머리가 안 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또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게 '생착률'(모낭 이식을 했을 때 얼마나 많은 수의 모낭이 자리를 잡았는지 정도)이다. 요즘엔 기술이 좋아지기도 했고, 장기보존액 같은 것을 쓰기도 해서 90%, 95% 이상까지 나오기도 한다.
-이식 수술 전후로 조심해야 할 부분은?
▶수술 전후로 한두 달 정도는 흡연을 가장 조심해야 한다. 탈모약 중에 '미녹시딜'이란 약이 있는데, 두피 혈관 확장제이다. 근데 담배, 특히 니코틴은 두피 혈관을 수축시킨다. 그래서 흡연을 하면 모낭의 목을 계속 조르는 것과 같다.
그리고 이식 수술을 할 때 모낭을 심지만, 본드로 붙여주거나 장기이식처럼 혈관을 이어주는 게 아니다. 상처를 내고 모낭을 넣으면 스스로 융합이 되면서 혈관을 끌어오게 된다. 그때 담배를 피우면 혈관을 다 목 졸라 모낭을 죽게 만들거나 고밀도로 심은 부분에서 썩는 경우가 있다. 담배는 최악이기 때문에 끊어주셔야 한다.
또한 충분한 단백질 공급이 중요하다. 우리 몸 입장에서 머리카락은 생명 유지를 위해 중요한 부분이 아니다. 심장, 간 등 다른 중요한 장기에 신경 써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몸에 단백질이 들어오면 '일단 간, 근육, 심장에 다 주고 머리카락에도 좀 줄까?' 이런 식으로 영양 공급이 이뤄진다. 그래서 다이어트를 한다고 탄수화물을 다 끊고 단백질만 조금 먹는 식으로 영양을 섭취하면 머리가 숭숭 빠진다.
정리하면 충분한 영양 섭취와 함께 담배를 끊어야 하며 잘 주무셔야 한다. 잘 때 간이 단백질을 만들기 때문에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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