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무덤'이라는 오명이 생기도록 아파트를 마구 지어서 팔 때는 언제고 백년대계 사업에는 '모르쇠'로 나오는 것은 너무한 처사입니다."
대구경북(TK)신공항 건설과 후적지 개발 사업에서 컨소시엄을 이끌 대형 건설사의 참여가 저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같은 분통이 터져 나온다. 대기업 건설사가 지역을 '한탕' 돈벌이 수단으로만 대할 뿐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6일 건설업계와 관계기관 등에 따르면 'TK신공항 건설 및 종전부지·주변지 개발사업' 참여 의향서를 제출한 47개 건설사 가운데 시공능력평가 순위 1위부터 7위까지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지난달 대구시의 모집에 관심을 보인 업체 가운데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가장 높은 곳은 지난해 8위 롯데건설㈜로 보고 있다. 그 외 SK에코플랜트㈜, ㈜호반건설, DL건설㈜(DL이앤씨 자회사, 인천), 중흥토건㈜(광주), 제일건설㈜(전남), 계룡건설산업㈜(대전), 코오롱글로벌㈜(경기), ㈜서희건설(경기), ㈜한양(인천), ㈜부영주택 등이 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구시는 지난달 민간 참여자 공모 접수 결과 발표 때 "개별 기업의 경영 계획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세부 명단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대구 20곳, 경북 11곳, 서울 6곳, 경기 4곳, 인천과 광주 각 2곳, 대전과 전남 각 1곳" 정도로 전했다. 건설업체들의 업계 동향 파악과 상당 부분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정부 관계자는 "업계에서 나오는 이야기가 실제 리스트와 일치한다면 컨소시엄을 구성했을 때 무게 중심을 잡아줄 회사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등기상 본사 소재지가 경북 포항이라 사실상 지역 기업으로 분류되는 포스코이앤씨부터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등 시공순위 최상위권 대형 건설사가 가덕도신공항 입찰 참여를 위해 내부 검토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에서는 더욱 발끈하는 분위기다.
지역의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같은 그룹이라고 해도 중흥과 대우는 이런 사업에서 간극이 크다. 주택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곳이라서 공항을 못 짓는 것은 아니지만 비주택 부문 경험에서 주도적으로 사업을 이끌어봤느냐와 참여업체로 시공했느냐는 차이가 분명하다"면서 "대형 업체가 '지역사회가 어느 정도 수용해 줄 수 있을지' 고민 없이 집 지어 팔더니 이런 사업에는 '리스크 관리'를 고민하는 모습이 '지역이 어떻게 되든 돈만 벌고 빠지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보인다"고 질타했다.
주택통계를 보면 2019년부터 2022년(지난해는 분양 없었음)까지 대구에서 분양한 아파트 물량은 10만3천140가구이다. 이 기간 동안 현대건설, 포스코이앤씨, 대우건설, GS건설 등 5개 최상위 시공사는 전체의 약 37%인 3만8천575가구를 공급하려고 땅을 파고 모델하우스를 열어 지역민들로부터 분양대금을 챙겨갔다.
한편 대구시는 대형 건설사의 TK신공항 사업 참여를 위해 계속 접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추가 참여 대형 건설사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으며 대형 건설사가 다수 참여할 것이라는 게 대구시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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