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롯데건설, 지지대 없이 콘크리트 타설 지하주차장 붕괴…시공능력 의문

"콘크리트 타설 작업, 구조적 안전성 확보 중요하지만 사전에 점검했는지 의문"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롯데캐슬 르웨스트' 지하주차장 사고 현장. 독자 제공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롯데캐슬 르웨스트' 공사 현장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콘크리트 타설 작업에서 기본적인 구조적 안전성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건설사 시공능력평가 8위를 기록하며 이른바 10대 건설사에 포함된 롯데건설의 시공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롯데건설이 시공하는 생활형숙박시설(생숙) '롯데캐슬 르웨스트' 공사 현장 지하주차장 4층에서 자재인양구 콘크리트 타설 중 구조물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사고로 근로자 2명이 부상을 당하고 아래층에 주차돼 있던 자동차가 파손됐다.

사고가 발생한 자재인양구는 공사 중 자재를 수직방향으로 인양하기 위해 개방해 놓은 곳이다. 공사 당시에는 자재 인양을 위해 개방해 두었다가 공사 일정이 마무리될 쯤에는 해당 부분을 메우는 작업을 진행하는데, 해당 작업 진행 중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문제는 자재인양구를 메우는 작업이라도 엄연히 시공인 만큼, 구조적인 안정성 확보가 매우 중요함에도 롯데건설이 이를 제대로 신경 쓰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고 사진을 보면 아래층과 높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동바리를 설치했어야 했는데 없었다. 동바리가 없는 데크플레이트 공법(거푸집 탈형 없이 일체로 시공)으로 시공했다면 사전에 충분히 안정성을 검토했어야 하는데, 이를 제대로 못한 것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만약 아래층에 차가 아닌 사람이 있었다면 사상으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동바리 설치 비용은 크지도 않고, 지하주차장 정도의 높이면 설치가 어려운 일도 아니다"고 강조했다.

동바리는 타설된 콘크리트가 어느 정도 강도를 얻기까지 지지해주는 기둥 역할을 하는 가설 부재를 뜻한다.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교량처럼 높이가 높지 않다면 대부분 설치가 이뤄진다는 게 건설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하지만 롯데건설은 이번 콘크리트 타설을 동바리 없이 진행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자재인양구처럼 콘크리트를 한 곳에만 집중해 타설하게 되면 편심 하중에 의한 거푸집의 변형 등 붕괴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균형 있는 타설이 중요하지만 이를 지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안전관리 및 작업관리도 미흡해 보인다"며 "타설층 아래에 차를 방치하고 타설을 실시했다는 것도 안전불감증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현재 롯데캐슬 르웨스트 수분양자들은 롯데건설을 상대로 공사 전면 중단과 종합 안전진단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롯데건설 르웨스트 담당 지방자치단체인 서울 강서구청에도 방문해 문제해결을 위한 집단민원도 제기했다.

경찰 역시 이번 사고에 대한 정확한 책임 소재 파악을 위한 수사에 나선 상황이다.

그러나 롯데건설은 건축물 붕괴가 아닌 단순 현장 사고라는 입장이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정확한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며 "자재들을 건물 위아래로 옮기는 통로를 메우는 과정에서 콘크리트가 흘러 내린 것이다. 과거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와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철골구조의 해당 현장은 동바리를 설치하지 않는 데크플레이트공법을 사용했으며 전문가들이 사고원인을 조사중에 있다"며 "철근 콘크리트 구조(RC) 구조의 건물도 데크플레이트 공법으로 시공할수도 있다. 인허가 설계, 감리기준하에 공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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