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TK)신공항 건설 및 종전 부지·주변지 개발사업' 참여 의향서를 제출한 47개 건설사 가운데 시공능력평가 순위 1~7위는 한 곳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TK신공항 건설과 후적지 개발 사업에서 컨소시엄을 이끌 대형 건설사가 없다는 말이다. 게다가 서류상 본사가 포항인 포스코이앤씨를 포함해 현대건설, GS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등 대형 건설사가 가덕도신공항 입찰 참여를 검토한다고 알려져 지역민들의 배신감은 증폭되고 있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들 대형 건설사들은 지역이 어떻게 되든 돈만 벌고 빠지면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보인다"는 말까지 했다.
2019년부터 4년간 대구에서 분양한 아파트 물량 10만3천여 가구 중 5개 대형 건설사는 3만8천여 가구(37%) 공급에 나섰다. 미분양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쓰게 만든 주역들이라고 말할 정도다. 진행 중인 공사비 50억원 이상 민간 건설사업 80곳 중에 외지 업체 시공은 68곳(85%)이나 된다. 11조1천억여원 시장을 외지 업체가 독식하는 셈이다. 지역 업체의 하도급률마저 갈수록 떨어져 50%를 조금 웃돌 뿐이다.
TK신공항 특수목적법인(SPC) 구성에 대형 건설사의 관심이 저조한 이유는 투자금 회수가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덕도는 재정 사업이어서 개항 목표 시기까지 지어준 뒤 10조원을 받으면 끝나는데, TK신공항은 먼저 돈을 들여 군·민간 공항을 짓고 기존 공군기지 부지 개발 이익금으로 비용을 충당해야 한다. 경기 침체 속에 부동산 상황이 어렵다 보니 전망을 어둡게 본다는 말이다. 결국 특별법 개정을 포함해 가덕도에 상응하는 국비 지원을 늘리는 방안이 필수라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아울러 잇속만 챙기고 지역 숙원 사업은 매몰차게 외면하는 대형 건설사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재개발·재건축 분담금 분쟁이 벌어지는 현장에 대한 적극적인 행정 개입도 필요하다. 외지 업체에 대한 지역민의 유난스러운 애정이 어느새 독이 되어 돌아왔다. 언제까지 외지 건설업체들의 호구 노릇을 해야 한다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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