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주 길상사, '칠성도' 등 문화유산 보존

주지 혜광 스님의 나눔 실천 유명

대한불교조계종 길상사 전경. 이상원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길상사 전경. 이상원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길상사(주지 혜광 스님)는 경주시 감포읍 팔조리와 나정리, 대본리에 걸쳐 있는 연대산(해발 223m) 자락에 접한 아담한 사찰이다. 앞으로는 팔조천이 흐르고, 나정고운모래해변이 이어진 동해와도 닿아 있다.

길상사는 '연대산길상원'이라는 편액이 걸린 일주문을 지나 사찰 경내에 들어서게 된다. 사찰의 중심 전각인 대웅전은 앞마당을 지나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위치해 있으며 좌측에는 나한전, 우측에는 삼성각이 자리하고 있다.

대웅전 한단 아래는 좌측에 만화당, 우측에 청하당 등 두 요사채가 서로 마주하고 있다. 이처럼 길상사는 대웅전, 나한전, 삼성각, 만화당, 청하당, 일주문 등 총 6동의 건물이 자리잡고 있다.

길상사에는 경북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칠성도' 1점을 비롯해 각 전당에 봉안된 불상, 불화와 경내에 잔존하는 범종과 석조유물 등 27점의 문화유산이 보존, 관리되고 있다.

특히 '칠성도'는 1866년(동치 5)에 영담선종이 수화승이 돼 조성한 작품으로 영담선종의 화풍을 면밀히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작품이다.

경내에는 고려시대로 추정되는 석가불좌상도 소장돼 있어 추후 불상에 대한 정확한 조성 시기와 연구가 진행돼야 할 것으로 학계는 판단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유물로 길상사는 우리 불교문화유산 보존에도 앞장서고 있는 사찰이기도 하다.

사찰과 함께 주지인 혜광 스님의 희생과 나눔 실천도 불교계에서는 널리 알려져 있다.

늘 미소를 잃지 않고 살고 있는 스님은 성직자로서 나눔의 봉사와 희생을 강조한다. 그것이 바로 사회에 이바지하는 한 부분이자 사람의 기본 도리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일수록 더욱 더 사회를 위해 베풀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스님의 생각이다.

스님 또한 스스로 희생과 나눔을 실천하는 데 게으르지 않다. 포항교도소 교정위원, 포항경실련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사회 참여도 활발히 했다.

또 무료급식 봉사와 함께 스님이 직접 만든 '형원장학회'를 통해 지역의 중·고·대학생들에게 장학금을 통해 학업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부처님의 가피(加被) 아래 국가에 유익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을 뿐이며 종교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이 스님의 설명이다.

하지만 스님 자비로 혼자 운영하다 보니 장학금 수혜 학생이 많지 않아 늘 안타까운 마음이다. 이 때문에 뜻을 함께하는 회원들이 많아져 더 많은 학생이 장학금 혜택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

혜광 스님은 1986년 고불총림 백양사에서 방장을 지낸 수산 지종 스님을 은사로 불교에 귀의했다. 이후 부여 고란사와 논산 관촉사 등의 주지를 역임한데 이어 현재도 관촉사 주지를 겸하고 있다.

혜광 스님은 "서로가 가진 것을 조금씩 내려놓고 한 발자국씩 양보한다면 우리 사회 갈등이 줄어들고 한층 밝아질 것"이라면서 "나부터 희생하는 정신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부처님의 자비와 사랑이 사부대중의 가정에 행복과 건강으로 가득하기를 바란다"며 덕담을 건넸다.

한편 길상사의 창건 시기는 근대로 추정하고 있다. 일제강점기부터 1982년까지는 지금의 위치에서 50m 떨어진 지점이며, 현재 길상사의 모습은 1993년 완성됐다. 이후 현 주지인 혜광 스님이 1994년부터 주석하면서 지금에 이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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