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바이든 "라파 대규모 공격 땐 이스라엘에 공격무기 지원 중단"

CNN 인터뷰…"아이언돔 등 방어무기 지원은 계속…인구밀집지역 공격시 중단"
"이스라엘 '레드라인'은 아직 안 넘어…트럼프, 대선 결과 인정 않을 것"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최남단도시 라파에 대한 대구모 지상전을 예고한 가운데 미국이 초강수를 꺼냈다. 미국은 피란민 보호를 위해 이스라엘이 라파를 공격할 땐 이스라엘에 공격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집트 카이로에서 진행중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가자지구 휴전 협상도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스터티번트의 게이트웨이 테크니컬 대학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CNN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단 라파에 대한 대규모 공격에 나설 경우 공격 무기와 포탄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스터티번트의 게이트웨이 테크니컬 대학에서 연설하고 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CNN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단 라파에 대한 대규모 공격에 나설 경우 공격 무기와 포탄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바이든 "라파 공격 땐 무기 지원 중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최남단도시 라파에 대한 대규모 공격에 나설 경우 공격 무기와 포탄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CNN 인터뷰에서 "가자에서 민간인들이 폭탄과 다른 공격 방법에 의해 죽어가고 있다"며 "만약 그들이 라파로 진격한다면, 그들은 아직 진입하지 않았지만, 나는 그들이 지금까지 라파와 다른 도시들을 다루는 데에 사용했던 무기를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피난민 100만명 이상이 밀집해 있는 라파 공격에 우려를 표해온 바이든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이스라엘의 라파 지상전을 경고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공급 중단 방침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이스라엘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방침을 고수해 왔다.

그러나 막대한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에 국제사회는 물론이고 미국 민주당 내부에서도 비판 목소리가 비등하면서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는 형국이다.

앞서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에 지원하기로 했던 고폭발성 폭탄 1회분의 선적을 보류한 바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다만 이스라엘 방위를 위해 방공무기체계인 아이언돔을 유지하기 위한 탄약을 비롯해 방어 무기 지원은 이어갈 방침이라고 분명히 했다.

하마스와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진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9일(현지시간) 부상당한 팔레스타인 어린이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최남단도시 라파 공습으로 무너진 집 잔해 위에 앉아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하마스와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진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9일(현지시간) 부상당한 팔레스타인 어린이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최남단도시 라파 공습으로 무너진 집 잔해 위에 앉아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돌파구 보이지 않는 휴전협상

하마스와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진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집트 카이로에서는 전날 이스라엘과 하마스, 중재자인 미국, 이집트, 카타르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가자지구 휴전·인질 협상이 재개됐다.

이스라엘 한 관리는 이날 "인질 석방을 위한 하마스와 휴전 협상에서 돌파구의 신호를 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협상단은 한동안 카이로에 남아 있기로 했다"고 했다.

하마스도 더는 양보가 없다고 못 박았다. 하마스 고위 지도자 이자트 알 리시크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하마스가 지난 6일 수용하기로 했던 휴전 제안 이상을 넘어서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은 합의에 이르는 데 있어 진지하지 않으며 라파를 공격하고 라파 통행로를 장악하는 데에 협상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하마스는 지난 6일 이집트와 카타르 측의 휴전 제안을 수용한 바 있다. 하마스가 수용한 휴전안의 골자는 궁극적으로 가자지구에서 '지속 가능한 평온'을 이룬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하마스 측의 휴전 제안이 자신들의 필수요구와 거리가 있다며 회의적 입장이다.

하마스와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진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2024년 5월 8일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종교 간 집회에 참석한 후 USC 캠퍼스로 행진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하마스와 가자지구 휴전 협상이 진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2024년 5월 8일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종교 간 집회에 참석한 후 USC 캠퍼스로 행진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 북부도 일촉즉발

가자지구 라파에 대한 지상전을 예고된 가운데 이스라엘 북부 국경에서는 이스라엘군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또다시 공격을 주고받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군은 남부 레바논에 대해 공습을 단행했고 헤즈볼라도 이스라엘군 목표물에 대해 드론과 로켓을 발사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남부 라미에 지역의 헤즈볼라 목표물을 20차례 공습한 것을 포함해 레바논 남부의 세 지역에서 헤즈볼라 소유의 군사·기반 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이슬라믹 지하드는 자신들의 군사 조직 알쿠드스 여단의 전투원 세 명이 사망했다고 밝혔고 헤즈볼라도 소속 전투원 한 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 북부의 야아라 마을에 폭발 드론, 비라니트의 군 막사에 로켓을 발사하는 등 이스라엘에 최소 10건의 공격을 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스라엘 북부를 방문해 군인들에게 임무가 완료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영상 메시지를 통해 "이번 여름은 격렬한 여름이 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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