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돈과 세뱃돈을 아껴 모아 매년 100만원 씩 기부해왔다는 정이지 어린이(대구 삼육초등학교 4학년). 정 양은 지난 2일 대구 최연소 나눔리더로 선정됐다. 일주일에 만원 씩 용돈을 받는다는 정 양에게 물었다. "꽤 빠듯할텐데, 사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많을 나이 아닌가요" 그러자 정 양은 답했다.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기 때문에 꾹 참고 있어요"
나눔리더는 2017년부터 시작된 사랑의열매 모금프로그램으로 연간 100만 원 이상을 기부·약정한 개인기부자를 위한 기부 프로그램이다. 정 양은 최연소 선정이라는 타이틀에 신기하기도, 감사하기도 하다는 반응이다.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가 봉사 하는 걸 보고 자랐어요. 특히 학교 친구들이 '너가 자랑스럽다'고 말해 줄 때 뿌듯했어요"
정 양의 기부 정신은 갑자기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정 양의 외조부 김태억(72) 씨는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나눔봉사단장을 맡고 있으며 20년 간 무료 급식소를 운영 중이라고. "코로나 시기, 그러니까 제가 7살 때는 무료 급식소 운영을 못 해서 도시락을 배달을 했었어요. 그때 할아버지 할머니를 따라 도시락 나눔을 하러 홀몸 노인들 집을 자주 방문 했었어요. 그때 깨달은 게 많은 것 같아요" 당시 한 홀몸 노인은 정 양에게 기특하다며 용돈을 쥐어주시기도 했다.

외조부모의 나눔 DNA는 정 양의 모친이자 김 씨 부부의 딸 김미리네 씨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됐다. "엄마는 피아니스트이신데, 재능기부 연주로 모금을 하세요. 사실 제 꿈도 엄마처럼 멋진 예술가가 되는 것인데, 저도 나중에 꼭 재능 기부를 해보고 싶어요. 남을 돕는 방법은 여러가지 잖아요. 다양하게 해보고 싶어요"
매년 용돈을 기부하는 어린이로 유명한 정 양에게는 또 다른 별명도 있다. 바로 '배려왕'. 곱고 고운 나눔의 마음씨는 학교에서도, 또 일상 생활에서도 쭉 이어지고 있다고. "엄마나 할아버지 할머니가 시켜서 하는 건 아니에요. 그냥 그분들이 하는 것을 보고 자라다 보니 자연스레 남을 돕고 싶은 마음이 생겨난 것 같아요. 그래서 항상 부모님과 할머니 할아버지께 감사해요"
정 양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저 네 명이 나눔리더로 가입했는데 아빠만 아직이에요! 이번엔 아빠 차례에요. 아빠~ 우리 같이 나눔리더가 돼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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