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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들이 말하는 해결책은?…"장기적 지원 필요"

서문시장·칠성시장 상인회장, "온라인화 된 유통 구조에 대응할 수 있어야"

"빚 돌려막기도 한계입니다. 더 이상 버티기 힘듭니다. 제발 살려주세요."

소상공인들이 고금리와 고물가, 경기불황 탓에 사지로 내몰리고 있다. 소상공인들은 정부와 여당을 향해 단순 선심성 정책보다 중장기적으로 경기를 안정화 시키고 상권을 활성화 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한목소리로 주장했다.

◆ 임시적 지원 아닌 장기적 지원 필요

장상훈 칠성종합시장연합회 회장. 매일신문 DB
장상훈 칠성종합시장연합회 회장. 매일신문 DB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달 10일 총선이 끝난 뒤 "소상공인은 최근 소비둔화에 따른 매출 저하, 급변하는 경제생태계, 금융부담 증가, 그리고 골목상권 생존에 불합리한 제도 등으로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22대 국회가 소상공인들이 안정적으로 경영을 이어가며 자생력을 갖춰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방안을 마련하고, 대·중·소 경제주체 사이의 공정한 경제생태계를 만드는 것에 깊은 관심을 갖고 소상공인 현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줄 것을 기대한다"고 요구했다.

박인복 한국소기업소상공인연합회 중앙회장은 1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소상공인은 임시적인 지원보다 복지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소기업의 경우 산업 정책을 설계하고 산업군별로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대구지역 33만여명의 소상공인도 지역 실정에 맞는 장기적인 대책을 요구한다. 정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구경북본부장은 "소상공인은 사업운영에 필요한 자금이 부족하고 지속적인 사업 성장을 위한 지원 정책이 없다는 것, 그리고 사업장 폐업 이후 재기할 방법이 미약하다는 점이 가장 현실적인 문제"라며 "소상공인 전용 정책자금과 소상공인 생애주기별 정책지원, 소상공인 디지털 전환지원 등의 정책을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전통시장엔 경쟁력 강화를

박종호 서문시장상가연합회 회장. 박종호 회장 제공
박종호 서문시장상가연합회 회장. 박종호 회장 제공

서문시장과 칠성시장 등 각 전통시장의 상인회장들은 전통시장이 변화를 통해 경쟁력을 가지고 살아남을 수 있도록 뒷받침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변해버린 유통방식 때문에 오프라인으로 운영되는 전통시장이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박종호 서문시장상가연합회 회장은 "상가 내에서 장사하는 상인의 경우 코로나 때 각종 대출을 받아서 월세와 인건비를 충당하다가 견디지 못해 폐업한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시장에는 먹거리만 파는 것이 아닌데 방문 손님 상당수가 상품 구매보다는 길거리 음식 위주의 소비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오프라인 판매에 익숙한 전통시장 상인들은 디지털 판매 방식을 받아들이는 일 자체가 더딜 수밖에 없다"며 "변화는 빠르고 시장 상인들은 더욱 도태되는 게 현실"이라고 덧붙였다.

장상훈 칠성종합시장연합회 회장도 "젊은 소비자는 온라인을 이용하기 때문에 전통시장의 온라인 진출을 위한 교육과 배송 인프라 구축 등에 지원 사업을 펼쳐야 한다"며 "배송 인프라가 이미 구축된 대형마트와 연계해서 싱싱한 물건을 시장에서 주문하고 대형마트에서 배달을 이행하는 상생안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민생회복지원금 실효성 의문

특히 소상공인과 시장상인들은 야당이 추진 중인 '민생회복지원금'에 대해서 각 시장 상인회장과 소상공인 다수는 실효성에 의문을 표시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전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을 지급하는 내용의 특별조치법 발의를 추진키로 했다. 이 법안에는 전국민 1인당 25만원의 지원금을 지역사랑상품권 형태로 지급하고, 올해 말까지 소비하도록 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30년 동안 칠성시장에서 액젓류를 팔아온 60대 B씨 역시 "현금성 지원이 있었을 때 장사가 잘 된 것은 사실이지만 손님이 전통시장을 더 많이 찾도록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환경 개선도 필요하고 대형마트가 우후죽순 생기는 것에 대해서도 상생안을 찾아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코로나 때부터 여러 차례 진행된 지원 사업의 성과가 과연 좋다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세금으로 지원을 하면 다시금 거두어 들여야 하는데 이는 마중물이 될 수 없다"고 일축했다.

장 회장은 역시 "단발성에 실효성이 떨어지는 25만원 지원보다는 장기적인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시장 내 행사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개발하고 주최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해달라"고 덧붙였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높아지는 인건비 부담에 대해서도 정부가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중소기업중앙회 대구지역본부 관계자는 "소상공인에게 높아진 인건비는 당연히 큰 부담이다"며 "특히 50인 미만 중대재해처벌법 확대 적용은 소상공인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다. 이 같은 문제가 현실화 되지 않도록 정부와 여당이 적극 나서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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