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2일 저녁 가진 술자리에서 마신 '소주병' 사진으로 일종의 정치적 메시지를 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재인 정부 초대 민정수석을 거치고 나서이자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되기 직전이었던 4년여 전 역시 소주 브랜드 '대선' '진로' 딱 좋은데이' 등 3개 소주병으로 정치적 메시지를 전했던 것과 같은 방식이다.
이번엔 '새로'와 '처음처럼'이다.
▶조국 대표는 12일 오후 10시 59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2월 13일 창당 선언 이후 처음으로 참모들과 소주 몇 잔 했다"면서 "'새로' 그리고 '처음처럼'"이라고 이날 마신 소주병 사진을 첨부했다.
이어 "(강원) 강릉 외곽 유기농 사육 돼지 삼겹살집"이라고 술자리를 가진 장소도 설명하며 "마치 휴가 온 느낌이다. 그러나 내일은 마음을 가다듬고 창당 시기부터 계획했던 독도로 떠난다"고 했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9일 낮 공지를 통해 조국 대표의 13일 독도행을 알리며 "윤석열 정권의 대일 굴욕 외교를 심판하겠다"고 조국 대표의 독도행 취지를 밝힌 바 있다. 조국 대표는 최근 라인야후 관련 일본 정부의 지분관계 재검토 압박 문제를 가리키는 '라인 사태'를 비롯, 정부의 대일 외교를 비판하는 취지로 독도를 찾을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조국 대표는 독도로 떠나기 전 강릉에 온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독도로 가려면 반드시 들러야 하는 경유지인 울릉도(경북 울릉군)로 가려면 선택할 수 있는 강원 강릉·동해와 경북 울진·포항 등 4곳 배편 출발지 가운데 강릉을 선택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부분이다.
▶조국 대표가 페이스북에 첨부한 사진 속 소주 2병은 브랜드를 활용한 정치적 메시지 표명으로 읽힌다.
소주 브랜드 '새로'와 '처음처럼'(둘 다 롯데칠성)을 합쳐 읽으면 '새로운 시작' '초심' 등을 의미하고, 이는 국회의원에 당선된 조국 대표 및 지난 2월 창당해 총선에서 12석의 국회의원을 당선시킨 후 보름여 뒤인 5월 30일 22대 국회 개원 때 원내 3번째(제1야당 더불어민주당(171석)과 여당 국민의힘(108석)에 이어)로 규모가 많은 제2야당으로 나서게 된 조국혁신당도 가리키는 맥락이다.
또한 조국혁신당의 '타깃'인 윤석열 정부의 '쇄신'을 가리키는 뉘앙스인지에도 시선이 향한다. 의역을 하자면 이번 정부를 새로 처음으로 만드는 것, 좀 더 상상력을 가미하면 윤석열 대통령을 '갈아치우는' 것이다.
조국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조국 대표는 지난 10일 뉴스토마토 유튜브 방송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추진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불법이 확인돼야 한다"면서 "채해병 특검(특별검사)을 통해 해병대원 사망 사건에 윤석열 대통령의 관여가 확인되면 대통령 탄핵 사유"라고 말했다.
▶그런데 조국 대표는 4년여 전에도 소주병으로 정치적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으로부터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되기 직전이었던 지난 2019년 8월 3일이다.
조국 대표는 2019년 7월 26일 민정수석에서 사퇴했고, 이어 같은 해 8월 9일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됐는데 그 사이 시점이다.
즉, 일명 '조국 사태' 정국이 발발하기 직전 가진 술자리 사진 및 이에 대한 언급인데, 이게 그의 페이스북으로 전해지며 시선이 향한 바 있다.
▶조국 대표는 2019년 8월 3일 오후 8시 57분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참으로 오랫만에 고교 동문 선후배들과 소주 한 잔 한다. 종류별로 돌아가며. 허리띠도 풀고 격식도 버리고. 고향은 언제나 '원초적 힘'을 불어넣어 준다"고 적었다.
이 글에 첨부한 사진이 화제가 됐다. 부산 지역 대표 소주 브랜드인 대선주조의 '대선'과 하이트진로의 '진로', 역시 PK(부울경) 지역 소주 브랜드인 무학의 '딱 좋은데이' 등 3개 브랜드 소주병을 나란히 놓은 것.
이를 합쳐 읽으면 '대선 진로 딱 좋은데이'인데,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당시 문재인 정권 초기부터 조국 대표에게 붙은 '총선 부산(고향) 차출론' 전망 및 '차기 대권 주자' 평가와 결부, '대선 가도가 확 트였다'는 항간의 분위기를 직접 전한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이를 가리킨듯 해당 페이스북 게시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 지지자이자 프로레슬러 출신 김남훈 씨가 "[단독] 조국, 다음 '진로'는 '대선' 포스팅 올려. 부산에서 세몰이 시작."이라는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시작으로 조국 대표는 '조국 사태'를 맞았는데, 이후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되고 정치적 재기는 불가능한듯 보였으나, 최근 22대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을 이끌고 자신을 포함한 12석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을 당선시키며 화려하게 재기한 상황이다.
이어 지난 2월 조국혁신당 창당 선언을 한 이래 오랜만에 가졌다는 술자리에서 의미심장한 정치적 메시지를 자신이 창출해 화제가 됐던 스타일(소주병 나열)로 표출한 맥락이다.
한편, '술'은 '숙적' 구도가 만들어진 사이인 윤석열 대통령과 조국 대표 둘 다 각자의 캐릭터 요소로 갖게 된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애주가' 내지는 '과도한 음주' 이미지가 꾸준히 정치적 공세 소재로 쓰이고 있다. 조국 대표의 경우 서민의 주요 기호품인 소주병 나열을 통한 '위트'를 곁들인 정치적 메시지 전달 사례가 그만의 시그니처로 누적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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