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교육청은 올해 학생, 학부모, 동료 교원 등으로부터 '아름다운 선생님'으로 추천된 지역 교사 96명에게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감사패를 수여한다. '아름다운 선생님 선발 사업'은 고된 교육 현장을 묵묵히 지키며 학생들의 교육에 헌신하고 있는 교원들의 사례를 발굴해 교사들의 자긍심을 높이기 위해 시행되고 있다. 치열한 입시 경쟁을 포함한 팍팍한 현실 속에서 학생들에게 좀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주기 위해 고군분투한 세 교사의 사연을 소개한다.

◆음악이 있는 곳에 선생님도 있다
동천초에서 3년째 오케스트라를 열정적으로 지도해온 김학만 교사가 '아름다운 선생님'으로 선정됐다.
동천 해오름 오케스트라는 명실상부 대구 지역을 대표하는 아동·청소년 오케스트라다. 학생들은 매년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열리는 정기연주회를 통해 수준 높은 연주 실력을 선보인다.
해오름 오케스트라의 중심에는 바로 열정적인 지휘자, 김학만 교사가 있다. 김 교사는 매일 아침 학교 음악실에 가장 먼저 도착해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기다린다. 바이올린·첼로·플루트 등 악기를 둘러멘 아이들이 하나둘씩 모이면 교내에 아름다운 선율이 흘러 퍼진다.
학생들은 점심시간, 방과 후, 심지어 방학 기간에도 자율적으로 모여 정기연주회 합주 연습을 하곤 한다. 아직 초등학생인 단원들에게 길고 힘들 수 있는 시간을 김 교사가 늘 함께하며 단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김 교사는 매년 오케스트라의 새로운 레퍼토리를 직접 구성하고 학생들이 연주하기 쉽도록 편곡까지 진행한다. 또 단원들이 큰 무대에서 연주하며 경험을 쌓아갈 수 있도록 공연 기회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이러한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진 건지 학생들 또한 선생님이 추천해준 영상을 틈틈이 보며 연습하고 음악회에 찾아가 전문 연주자들의 모습을 보는 등 더 나은 연주를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실제로 김 교사가 연주를 지도했던 제자들 중 경북예고 바이올린 전공, 중앙대 클라리넷 전공 등으로 진로를 결정한 학생들도 있다.
동천초 학부모 신재경 씨는 "음악에 큰 관심이 없던 아이가 해오름 오케스트라를 만나고 음악성뿐만 아니라 인성 부분에서도 많이 성장했다"며 "선생님의 열정 덕분에 아이들이 음악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어른으로 자랄 수 있을 것 같다"고 추천 이유를 전했다.

◆세심한 배려에 학생들 마음 열려
심인중 상담교사인 이소민 교사는 같은 학교에 근무 중인 김만수 교사를 '아름다운 선생님'으로 추천했다.
김 교사는 학생들 개개인이 가진 특징들을 세심하게 살펴 학생의 눈높이에 맞춰 다가가는 교사로 유명하다.
특히 체육 교사로서의 장점을 발휘해 교내 축구부를 통한 학생 인성 교육에 큰 기여를 해오고 있다. 김 교사는 사춘기 시절 방황하는 학생들을 축구부에 영입해 운동을 하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장려했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은 문제 행동을 스스로 고치고 협동심과 페어플레이 정신을 갖춘 학생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김 교사는 상담 영역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심리적으로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을 기민하게 파악해 학생들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여러 방면에서 도움을 줬다.
이러한 모습을 꾸준히 보여준 덕분에 학생들 또한 김 교사를 신뢰하고 따르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학생들은 고민이 있으면 김 교사를 찾아 이야기를 털어놓고 선생님은 따뜻한 위로와 공감으로 든든한 조력자가 돼줬다.
학기 초 또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이 급식 시간에 식사를 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솔선수범해 급식지도를 하기도 했다.
이소민 교사는 "김만수 선생님을 통해 교사의 참다운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됐다"며 "때로는 한계로 여겨지는 상황들 속에서도 학생들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는 선생님의 모습에 감명받았다"고 전했다.

◆몸·마음 치료하는 학교의 나이팅게일
상원고 학생 860명의 '나이팅게일'로 불리는 11년 차 보건교사 정언향 교사가 '아름다운 선생님'으로 뽑혔다.
상원고에는 럭비·야구 등 운동을 하는 체육반 학생들이 100여 명 있다. 이 학생들은 운동장에서 상시적으로 연습경기를 진행하는데 이 과정에서 부상도 자주 발생한다.
그때마다 정 교사가 슈퍼우먼처럼 나타나 다친 학생들을 신속하게 치료하고 관리하곤 한다. 119를 불러야 하는 응급 상황에서도 당황한 기색 없이 침착하게 현장을 지도하는 학생들의 든든한 보호자다.
특수학급 학생들을 참을성 있게 지도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특수학급 학생들은 참을성이 약한 편이라 작은 상처와 통증에도 보건실을 찾는 일이 잦다. 또 증상을 설명하는 표현력이 떨어지다 보니 증상을 파악하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린다. 그런 상황에서도 정인향 선생님은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자세한 표현으로 물어보고 꼼꼼히 처방해 준다.
정 교사를 추천한 같은 학교 홍선희 교사는 "'보건교사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되는 거 아닌가?'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학생들 입장에서 수없이 생각하고 고민해 봤기에 이런 능숙함을 갖출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상원고 3학년 학생 중 사회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학생이 있었다. 해당 학생은 학교에 마음을 붙이지 못해 하루 8번 이상 보건실을 찾아가곤 했다. 정 교사는 바쁜 일정 속에서 자신의 휴식 시간까지 할애해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줬다. 또 걱정되는 부분이 있으면 학부모에게 직접 연락해 의료적인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홍선희 교사는 "정언향 선생님은 자신의 업무가 아니더라도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 알려주신다"며 "학생들의 각기 다른 상처에 연고를 발라 새 살이 돋아나게 해주는 진정 아름다운 선생님"이라고 칭찬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