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은 그야말로 흐르는 물 같다/ 애써도 여전히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중략) 뒤돌아보면 구부러진 길을 걸어왔지만/ 마음 가는 데까지는 가보려 한다'
이태수 시인이 등단 50주년을 맞아 스물한 번째 시집 '먼 여로'를 펴냈다. 시선집 2 '잠깐 꾸는 꿈같이'(그루), 시론집 '예지와 관용'(그루)도 때를 같이해 출간했다.
'먼 여로'에는 '홍방울새를 기다리며', '먼 그대', '풍경(風磬) 물고기', '달빛 소나타' 등 신작 시 77편이 담겼다.
그는 먼 곳에 대한 명상을 고상한 기품의 단어와 소박하고 그윽한 음률로 그려내, 깊은 감동을 준다.
특히 그의 시는 길의 모티프로 가득 차 있다. 보이는 길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길, 일종의 미로를 걸으며, 앞길이 보이지 않을 때는 "없는 길을 만들며 가기도"('길과 나 4' 중) 한다. 강물을 통해 끝없이 내려가는 길의 순리를 깨닫고, 눈길이 사라지면 새 발자국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모든 것으로부터 지혜를 탐색하는 동시에, 장자의 '소요유'에 나오는 무한 허공으로의 무한 도약, 무한 비상이 그의 지향이고 꿈임을 엿볼 수 있는 시집이다. 148쪽, 1만2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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