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발가락 절단 부상 아랍에미리트인 "W병원서 접합수술 성공 기뻐"

골든 타임 지나 재접합 불가능한 상황…5차례 걸쳐 수술 예전 모습 가깝게 회복
"한국 재건 분야 글로벌 인정 사례 됐으면"

유명재 W병원 수부외과 원장이 A씨의 수술을 집도하는 모습. W병원 제공.
유명재 W병원 수부외과 원장이 A씨의 수술을 집도하는 모습. W병원 제공.

아랍에미리트에서 사고로 발가락을 잃을 뻔 했던 환자가 대구에서 발가락 접합 수술을 받고 완쾌해 본국으로 돌아갔다.

14일 W병원에 따르면 지난 2월 16일 아랍에미리트 경찰관 A씨가 아부다비에서 대구에 있는 W병원을 찾았다. A씨는 사흘 전인 2월 14일 무거운 유리를 옮기다가 떨어트리면서 유리가 왼쪽 엄지발가락 등 발가락 2개를 찧었고, 이로인해 발가락이 절단되는 부상을 입었다.

A씨는 아부다비에 있는 병원을 찾았고 병원 측은 단순 골절로 판단해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이틀 뒤에 발가락 피부가 검게 변하며 괴사하기 시작했다. 이에 A씨는 수소문 끝에 W병원에 도움을 요청했고 아랍에미리트 대사관의 협조를 받아 인천공항에 입국하자마자 W병원으로 이송됐다.

2월 16일 W병원에 도착했을 때 A씨의 발가락은 사고가 난 지 72시간 째로 골든 타임이 지나 재접합 수술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W병원 의료진들은 발톱은 살릴 수 없으나 발가락 뼈를 살려 원래 길이를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해 종아리 부분 피부 살을 활용해 재건하는 '유리피판술' 수술을 진행했다.

수술 과정도 어려웠지만 이슬람교 신자인 환자의 식사와 기도 시간, 그리고 3월 중순부터 시작된 라마단 금식 기간까지 겹치면서 진료를 하는 의료진이 환자를 돌보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하루 5번 기도 시간에는 병실에 의료진들이 출입하지 않았고 라마단 금식 기간에는 일몰 전까지 식사나 약은 물론 수액도 투여하지 못했다.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W병원은 4월 말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수술을 진행한 결과 A씨의 발가락을 예전 모습에 가깝게 회복시킬 수 있었다. A씨는 "아부다비 병원에서 수술 후 피부가 괴사하는 등 절망적인 상황이었는데 한국에서 이렇게 수술을 하고 발가락 길이를 유지할 수 있어 기쁘다" 라고 전했다.

우상현 W병원장은 "사고가 난 지 72시간이 지나는 등 골든 타임을 놓쳐서 수술이 쉽지 않았지만 5차례 걸쳐 수술을 진행해 환자의 발가락 길이를 유지할 수 있었다" 라며 "한국의 재건 분야 수술과 근골격계 수술 등이 중동 등 전 세계에 인정받는 좋은 사례가 됐으면 한다" 라고 말했다.

W병원 의료진과 수술을 받은 아랍에미리트 환자 A씨와의 단체 사진. W병원 제공.
W병원 의료진과 수술을 받은 아랍에미리트 환자 A씨와의 단체 사진. W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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