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 윤 정부 들어 달라진 대구검찰 위상

신응석 대구지검장 영전, 임승철 1차장 검사장 승진
검찰 고위직 무덤이던 대구지검, 요직으로 부활 신호탄

이주형 기자
이주형 기자

윤석열 정부 들어 대구검찰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한때 검찰 내 간부들의 무덤으로 꼽히던 대구검찰이, 지난 13일 박성재 법무부장관 부임 후 첫 인사에서 대구검찰 간부들이 검찰 내 요직으로 영전하면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모습이다.

신응석 대구지검장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을 두고 있어 '여의도 저승사자'로 불리는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신 지검장은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일 때 형사3부장을 지냈다. 그는 윤 대통령과 일하던 시절 함께 산책을 하며 사담을 나누던 사이로 알려진 대표적인 '윤석열 사단'으로 꼽힌다.

임승철 대구지검 1차장검사도 이번 인사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해 부산고검 차장검사자리로 영전했다. 대구출신의 임 검사장은 그동안 대구지검1차장검사 중 2015년 당시 김영대 1차장검사 이후 10년 만에 검사장으로 곧바로 승진한 케이스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시절 대구검찰은 검찰 내 요직으로 꼽혔다.

검찰 내 빅3(서울중앙지검장, 대검차장, 법무부 검찰국장) 정도는 아니었지만 대구지검장은 당시 고검장급이었던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영전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영렬, 조영곤 대구지검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직행한 바 있다. 박성재 법무부장관도 대구고검장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자리를 옮겼다. 소병철 대구고검장은 법무연수원장으로 영전했다. 과거 대구고검장·지검장은 검찰 간부들이 탐내는 자리였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들어 이른바 '대구검찰 잔혹사'가 이어졌다. 대구지검장이나 대구고검장은 마지막 자리가 되는 사례가 많았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첫 인사에서 당시 윤갑근 대구고검장과 전현준 대구지검장이 적폐청산 대상으로 지목되면서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발령나 결국 검찰을 떠났다.

2017년부터 1년간 재직했던 노승권 대구지검장도 이른바 '우병우 사단'으로 분류되면서 법무연수원으로 밀려난 뒤 옷을 벗었다. 후임 박윤해 대구지검장도 1년 동안 재임 후 곧바로 퇴임했다.

대구지검 1차장자리도 검사장 승진 1순위로 꼽히던 시절이 있었다. 법무부 차관을 지낸 이금로, 최종원 전 서울남부지검장 등이 대구지검 1차장 출신이다.

그러나 대구지검 1차장은 지난 10년 간 검사장을 배출하지 못하면서 한직으로 전락했다. 2015년 말까지 재직했던 김영대 1차장검사가 검사장으로 승진한 것이 마지막이었다. 이후 7명의 차장검사들이 검사장 승진인사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 이들 상당수가 검사장 승진과 관계없는 자리로 옮겼다. 이번에 대구고검장으로 부임한 이진동 고검장이 살아남은 케이스다.

이번 검사장급 인사에 이어 조만간 차장·부장검사와 평검사 인사가 예정된 가운데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는 대구검찰로 러시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를 통해 이른바 '검수완박' 등 만신창이가 된 검찰의 위상을 되찾는데 대구검찰이 일조할 날도 멀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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