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같은 사람이 공부해도 되려나…." "어머니, 됩니다. 저를 믿으세요"
올해 '79세' 최고령의 나이로 대구 지역 상반기 검정고시를 합격한 김정자 씨의 뒤에는 '26세' 젊은 교사 한수정 씨가 있었다.
김 씨는 초등 검정고시를 합격한 후 10여 년이 지나 중등 졸업장을 위해 다시 대안교육기관인 경산우리학교의 문을 두드렸다. 그때 마침 한 씨가 해당 학교에서 만학도들에게 수학·과학을 가르치는 교육 봉사를 하고 있었다.
서울 소재 한 대학에서 의과학을 전공하던 한 씨는 코로나19 사태가 극심했던 2021년 고향인 대구로 내려왔다. 일주일에 하루만 학교 수업을 위해 서울에 가고 나머지 시간은 모두 대구에 머무르며 약 2년 동안 교육 봉사를 했다.
김 씨는 오랜만에 책상에 앉으니 모든 게 어렵고 막막하게 느껴져 몇 번이나 그만두려고 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한 씨가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질 거다. 경험 삼아 한 번만 시험 쳐보자"라며 따뜻한 말로 격려해 줬다. 시험 핵심 문제들도 강조해서 콕콕 집어줬다.

한 씨는 김 씨에 대해 "다른 학생들보다 나이가 10~20살 많은 편이었는데도 누구보다 열정적이셨다"며 "알아듣지 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그냥 지나치지 않고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묻기도 하셨다"고 말했다.
한 씨는 다시 학교로 돌아가 대학을 마친 뒤 관련 대학원을 진학해 학업에 매진 중이다.
한편, 검정고시 최고령 합격자인 김정자 씨는 초등 검정고시를 합격하고 한동안 공부를 중단했다가 재작년부터 중등 검정고시 공부를 시작, 올해 4번 만에 합격했다.
공부를 다시 하고싶다는 생각은 자주 들었지만 일을 하고 아이들을 키우느라 여유가 없었다. 그는 자식들 모두 학업을 마치고 결혼까지 해 생활이 안정되자 비로소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다.
김 씨의 다음 목표는 고등 검정고시에 도전해서 고등학교 졸업장을 받는 것이다. 자식들이 김 씨의 건강을 생각해 만류하기도 했지만 할 수 있는데 까지 도전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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