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16일 오전 10시 당선자 총회를 열고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단 후보를 선출한다. 의장 후보에 당초 4명이 등록했지만 지난 주말 조정식·정성호 의원이 사퇴하면서 6선 추미애 당선인과 5선 우원식 의원 간 2파전으로 좁혀졌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명심'(이재명 대표의 속내)이 추 당선인에게 있어 '사실상 추대' 분위기다. 앞서 조정식·정성호 의원의 사퇴 역시 친명계 지도부의 '과열' 우려를 담은 설득에 따른 결정이라는 평가가 많다.
민주당 안팎에서 떠도는 이야기대로 추 당선인이 국회의장에 선출될 경우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또 한 번 후퇴하게 된다. 국가 의전 서열 2위인 국회의장을 특정 정당의 대표가 사실상 결정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이른바 '개딸 정당' '방탄 정당' 소리를 듣는 마당에 삼권분립의 한 축인 국회마저 '개딸 국회' '명심 국회' '민주당을 위한 국회'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회의장은 당적을 버리고 '중립' 입장을 취하는 것이 국회의 오랜 전통이지만 추 당선인은 이미 '국회의장이 중립은 아니다'며 사실상 민주당 손을 들어 주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추 당선인이 국회의장이 되면 스스로 '개혁 입법'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쟁점 법안에 대해 여야 합의보다는 '직권상정' 카드를 거리낌 없이 쓸지도 모른다.
입법부의 수장을 뽑는 선거에 당이 개입하는 징후가 나타남에도 민주당 의원들 대부분은 침묵하고 있다. 비판이나 우려를 피력할 경우 강성 지지층인 '개딸들'로부터 집단 공격을 받을 우려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4·10 총선을 통해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일극(一極) 체제가 완성됐다. 국회마저 이 대표를 위해 '복무'하게 된다면 대한민국이 어떤 길로 갈지 모른다. 상황이 이럼에도 이 대표는 민주당 당선인 총회에서 "우리는 한 개개인이 아니라 민주당이라는 정치 결사체 구성원"이라며 "당론을 무산시키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했다. 국회의원은 한 명, 한 명이 헌법기관이라는 말이 민주당에 가면 '빈말'이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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