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국빈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19세기 제정 러시아가 꿈꾼 만주 식민지 건설 계획의 상징과도 같은 중국의 도시 하얼빈을 방문했다.
이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푸틴이 이곳에서 지정학적 '야망'을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하얼빈은 19세기 후반 제정 러시아가 당시의 만주 지역에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처음 개발한 도시다.
이 계획에 따라 하얼빈은 제정 러시아의 주요 철도기지로 자리매김했으며 러시아 이주민도 대거 유입되며 상업과 교통의 중심지로 발전했다.
이후 러시아가 러·일 전쟁에 패하면서 러시아의 식민 야욕은 무산됐지만, 하얼빈 곳곳에는 당시 세워진 러시아 정교회 건물이 여전히 남아 러시아 제국주의의 흔적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푸틴 대통령이 이처럼 과거 제국주의 시절 러시아에 대한 상징성이 깊은 하얼빈을 방문한 것은 '강한 러시아'에 대한 그의 야망을 드러내는 동시에 러시아 정교회를 기반으로 한 국내 지지 기반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WSJ은 이번 하얼빈 방문은 지난 3월 대선에서 압승한 이후 구소련 시절 러시아의 위상을 일부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의 이념적, 실질적 고민에 초점을 맞췄다고 해석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하얼빈에 있는 러시아 정교회의 교회 한 곳을 찾아 자신의 신앙심을 드러내며 러시아 정교회의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사라 리카르디-스와츠 노스이스턴대 종교학 조교수는 "이날 푸틴의 교회 방문은 단지 국제적 맥락에서 러시아의 힘을 키우는 것뿐 아니라, 러시아 정교회 교리를 국가를 이끌어가기 위한 자신의 윤리 기준으로 자리 잡게 하겠다는 그의 목적을 드러낸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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