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의대협 "한국 법리, 독재 정부에 무너져…오만한 태도 거두라"

의대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석 달째를 맞은 가운데 19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 관계자가 휴식하는 환자와 보호자 옆에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대증원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석 달째를 맞은 가운데 19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 관계자가 휴식하는 환자와 보호자 옆에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의과대학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19일 "서울고등법원의 (의대 증원·배정) 집행정지 기각은 대한민국의 법리가 검찰 독재 정부에 의해 무너져 내린 것을 여실히 보여준 역사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의대협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이미 붕괴하고 있는 의료시스템과 이번 불통의 정책 강행으로 대한민국에 영구히 남을 상흔에 학생들은 미래 의료인으로서 심히 비통함을 느끼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16일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구회근)는 전공의와 수험생 등이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를 상대로 제기한 의대 증원 취소소송의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 결정했다. 다만 의대 재학생의 경우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이 있다며 '신청인 적격'은 인정했으나 기각했다.

이에 대해 의대협은 "지난 16일 (서울고법 결정으로) 의대 교육의 특수성과 의과대학 학생들의 손해가 인정됐다. 비과학적 증원으로 인한 교육의 질적 저하도 입증됐다"고 밝혔다. 의대협은 "이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법원에 닿은 결과로, 2000명 증원이 어떠한 과학적 근거도 없음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학생 수가 많을수록 대학의 이익을 취할 수 있는 총장들이 써낸 정원만을 반영해 비과학적으로 2000명이라는 숫자를 결정했다"며 "심지어 총장과 야합해 1500여 명으로 증원 규모를 줄이기도 했다. 정말 과학적으로 산출된 숫자라면 규모 변경 자체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서울고법이 '의대생들이 과다하게 증원돼 의대 교육이 부실화되고 파행을 겪을 경우 의대생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제시했는데, 정부는 어떤 답변을 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의대협은 "정부는 학생들의 휴학을 인정하지 않으며 학생들이 내는 목소리에 귀를 닫고 있다"며 "학생들의 복귀만을 호소하는 오만한 태도를 거둬 달라"고 촉구했다.

또 "학생들의 복귀는 주변의 호소와 회유가 아닌 학생들이 결정해야 하는 문제"라며 "설득보다는 명령과 규제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를 거둬라"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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