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미·독립' 성향 라이칭더(賴淸德) 신임 대만 총통이 20일 오전 타이베이 총통부 앞에서 취임식을 갖고 4년간의 국정 비전을 밝혔다. 그는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와 관련해 전임 차이잉원 8년 집권 기조를 견지하고, 중국의 무력 침공 위협이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중국과 대화·교류에도 나서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라이 신임 총통은 이날 열린 취임식에서 "지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계속해서 전 세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면서 "중국의 군사행동 및 회색위협(본격적인 전쟁 수준에는 못 미치지는 정치적 목적 등을 띤 도발 행위) 역시 세계 평화·안정의 최대 전략적 도전으로 간주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아직 대만 무력 침공을 포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인(國人·대만인)들은 중국 주장을 전부 받아들여 주권을 포기한다 해도 대만을 삼키려는 중국의 의도는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며 "중국의 각종 위협을 맞아 우리는 국가 수호의 결심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라이 총통은 다만 "양안의 미래가 세계 형세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민주화된 대만을 계승하는 우리는 평화의 조타수가 될 것"이라며 "새 정부는 '네 가지 견지'를 계승하면서 비굴하지도 거만하지도 않고(不卑不亢), 현상을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네 가지 견지'란 ▷자유·민주의 헌정 체제 ▷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의 상호 불예속 ▷주권 침범·병탄 불허 ▷중화민국 대만의 앞날을 영원히 견지한다는 전임 차이잉원 정부의 양안 관계 원칙이다.
라이 총통은 "나는 중국이 중화민국(대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대만 인민의 선택을 존중하며, 성의를 보이기를 희망한다"면서 "대만이 선출한 합법적인 정부와 대등·존엄 원칙 하에서 대화로 대결을 대체하고, 교류로 포위를 대체해 협력을 진행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그는 "우선 양자 대등한 관광·여행과 (중국) 학생의 대만 취학부터 시작해 함께 평화·공동 번영을 추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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