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본사를 둔 대형 건설사가 시공한 브랜드 아파트의 하자 및 부실 시공 논란이 반복되면서 지역 주택시장을 잠식한 대형 건설사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다. 건축비 인상으로 분양가가 천정부지로 오르는 가운데 품질 문제로 인한 소비자 불만도 폭발하고 있다.
20일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가 시공한 브랜드 단지들이 최근 연이어 하자 및 부실 시공 논란에 휩싸였다.
최근 대형 건설사가 시공한 대구 달서구 한 아파트가 준공 승인을 앞두고 비상계단을 깎아내 입주 예정자들의 반발을 샀다. '건축물의 피난, 방화구조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계단 층과 층 사이의 유효 높이는 2.1m 이상이어야 한다. 그러나 해당 아파트의 일부 계단 층간 높이는 규격보다 낮은 1.94m에 불과했다. 입주자들은 시공사가 기준을 맞추기 위해 계단 높이를 무리하게 낮췄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대기업 계열사가 시공한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있는 한 신축 오피스텔에서 대형 유리창이 떨어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주민들은 부실시공을 우려했다. 인근 주민에 따르면 바닥으로 떨어진 유리창은 해당 오피스텔 24~25층 사이 유리창이었으며, 당시 강한 바람이 불지 않았음에도 떨어졌다.
부동산R114가 지난 3월 전국 성인남녀 5천46명을 대상으로 '내 집 마련 수요자 인식' 조사를 벌인 결과, 시민들이 아파트 구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브랜드(40.57%)였다. 하지만 지역에서 입주점검을 앞둔 대형 건설사의 하자 및 부실시공 논란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대형 건설사 브랜드 신뢰에 대한 의구심도 높아지고 있다.
지역 부동업계 관계자는 "기능공의 기능도가 곧 해당 아파트의 브랜드라는 이야기도 나온다"면서 "더 이상 회사의 이름이 브랜드가 아니다"고 했다.
지난 4월 국토교통부는 사업주체가 아파트 내부 공사를 모두 마친 뒤 사전방문(사전점검)을 진행하도록 주택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을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법제처 심사, 국무회의 의결 등을 거쳐 오는 7월 중 시행될 예정이다. 대구시는 책임감 있는 지역업체 하도급률을 높이기 위해 하도급률이 저조한 현장을 선정해 합동 점검을 벌이고 있다.
지역 건설업체 관계자는 "소위 '빅5'라고 불리는 종합건설업체도 아파트를 직접 시공하는 것은 아니다. 기술 인력을 보유한 전문건설업체를 통해서 시공을 맡기고 이를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며 "최근에는 기능공의 기능도는 떨어지고 입주자의 눈높이는 올라가면서 예전에는 쉬쉬하던 신축 아파트에 대한 하자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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