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해외직구 혼선 관련 재발방치책 지시…대통령실은 사과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소비자 선택권 과도하게 제한, 국민 불편 초래" 고개 숙여
윤 대통령 재발방지 대책 지시, 대통령실 윤 대통령은 이번 사안에 대한 보고 받지 않았다고 발표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해외 직접구매(직구) 논란과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실이 정부의 해외 직접구매(직구) 규제대책 발표로 혼선이 빚어진 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정책추진 과정에 명분이 있었더라도 국민들과 충분하게 소통하지 못하고 국민 불편을 초래한 점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통해 "최근 해외직구와 관련한 정부의 대책발표로 국민들께 혼란과 불편을 드린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성 실장은 이어 "정부의 대응 대책에 크게 두 가지 부족한 점이 있었다"며 "KC(국가인증통합마크) 인증을 받아야 해외직구가 가능토록 하는 방침이 국민의 안전을 위한 것이라 하더라도 소비자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저렴한 제품구매에 애쓰는 국민의 불편을 초래한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 못 한 부분에 대해 송구하다"고 말했다.

특히 성 실장은 "정책 발표 설명과정에서 실제 계획을 정확히 전달하지 못했다"며 "법 개정을 위한 여론 수렴 등 관련 절차가 필요하고 법 개정 전에는 유해성이 확인된 경우에만 차단한다는 방침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해 6월부터 80개 품목의 해외 직구가 금지된다고 알려져 혼선을 초래한 점 역시 죄송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국민불편이 없도록 필요한 조치를 하라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KC 인증 도입 방침을 전면 재검토하고 KC 인증과 같은 방법으로 제한하지 않고 소비자의 선택권과 안정성을 보다 균형 있게 고려할 수 있는 방안을 심도 있게 마련해 나가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 같은 혼선이 재발하지 않도록 사전 의견 수렴과 대언론 설명 강화 등 재발 방지책 마련을 지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이와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정책의 사전 검토 강화, 당정 협의를 포함한 국민 의견 수렴 강화, 브리핑 등 정책 설명 강화 그리고 정부의 정책 리스크 관리 재점검 등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정부가 대책 발표 사흘 만에 해외 직구 KC 인증 의무화 방침을 사실상 철회한 데 이어 대통령실까지 나서 정책추진 과정에 대해 사과의 뜻을 밝힌 것이다.

다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논란에 관한 사과가 대통령이 한 발언이냐'는 질문에 "대통령실은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조정한 해외직구 TF에 참여하지 않았고 이 문제는 대통령께 보고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정책 결정 과정에서 보고받지 않았고 논란을 접한 후 참모들에게 국민 불편에 사과하라는 지시만 내렸다는 설명이다.

한편 대통령실은 관련 당정 협의가 미흡했다는 지적에도 "법을 개정해야 하는 건이라 당연히 당정 협의가 이뤄졌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아 무척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사과했다.